남편이 필요했다, 그것도 다급하게.
신경질적인 웃음을 삼키면서, 캐서린 멜버른은 고개를 돌려 방금 빠져 나온 건물을 흘낏 쳐다보았다. 변호사 사무실의 광경에 그녀는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이건 꿈이 아니었다. 30분 사이에,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조부를, 그리고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는 유산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 그 정도의 돈이라면 애써 직업을 구해 에이미와 둘이 근근이 입에 풀칠하면서 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래된 집과 섬과 세습재산도 있었다. 딸아이에게는 값진 미래가 보장되리라. 물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있겠지만 상관없었다. 늘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며 살았으니까.
걸림돌이 하나 남아 있었다. 자신과 남편에게 다음 대 스콜 영주부인과 영주가 될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조부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거짓말을 하게 되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콜린이 얼마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면 하웰 씨의 사무실에서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조부가 상속자로 자신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거라고 변호사가 무뚝뚝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27대 스콜 영주 토퀼 펜로우즈는 여성에게는 그 섬을 다스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남편 역을 해줄 남자를, 일 처리가 분명해서 죽음을 앞둔 조부의 마음을 돌려 자신을 상속자로 지목하게 해줄 만한 남자를 찾아야 한다.
누가 좋을지, 답은 곧바로 나왔다. 마이클 케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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