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들은 재미없어. 얌전한 척, 요조숙녀 흉내를 내고 있는 네가 살쾡이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잖아.”

바텐더가 꿈이었던 문성그룹의 후계자 이경운. 그를 바라보는 한 여자, 디나. 집안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였다.
이제 그가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타났다. 진실을 모른 채 서로에게 상처만을 주는 이 둘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지…….

“내가 얼마나 이렇게 하고 싶어 했는지 넌 몰라. 널 다시 보면 죽여도 시원치 않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왜 결혼하자고 그러는 거야. 네 조건이라면 얼마든지 네가 원하는 사람하고 살 수 있잖아.”
“그래…… 얼마든지 원할 수 있어. 자랑은 아니지만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줄서는 여자들 있을 거야.”
“그렇게 하면 되잖아.”
싸움을 걸어오는 그녀의 말투에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흥분하게 되면 이 싸움에서 질 것 같았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 미소를 지었다.
“다른 여자들은 재미없어.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하잖아. 얌전한 척, 요조숙녀 흉내를 내고 있는 네가 살쾡이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잖아.”

2. 작가 소개

서미선
필명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피의 베일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아내
레드 러브
백설화
도령
홍분지기
이혼녀 外

3. 차례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4. 미리 보기

전신을 다 드러낼 정도의 옷차림을 하고 나타난 그녀의 모습을 보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뽀얀 속살과 노란색,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과연 자신의 옆에 있을 정도의 배짱을 갖고 있는 여자라 생각했다. 가슴 부분이 환히 드러나는 모습도 모자라 뽕이 들어간 브래지어를 했는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가슴이 터질 것처럼 보였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머리카락이었다. 물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본인이었다. 하지만 꼬불거리는 파마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허리 채에서 출렁거리는 머리카락을 잡아 채 코끝으로 가져가자 그녀가 잡아 빼려 했지만 놓아주지 않았다. 빠져나가려 하면 할수록 더 강하게 끌어당기자 입에서 낮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파!”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아.”
“내가 왜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버럭 내지른 소리를 한쪽 귀로 흘려들으며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그대로 끌고 나왔다.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그녀의 몸부림을 외면한 채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문을 걸어 잠갔다. 반항기 가득 어린 눈동자를 바라보던 경운은 지금까지 자신 안에 이렇게 강한 열망이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거의 발가벗은 듯 서 있는 그녀를 보며 갖고 싶다는 열망이 커져갔다. 간신히 흥분을 누그러트린 그의 입 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가더니 천천히 길게 호흡을 뱉어냈다.
“흥분하지 말고 아무데나 앉아.”
눈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운 거실을 훑어보더니 자신을 놀리기라도 하려는 듯 대리석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가 싶더니 무릎을 세웠다. 그 사이로 보이는 노란색의 팬티가 환히 다 보였다.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경운은 알고 있었다.
“날 자극하지 마.”
“네가 원하는 게 복수라며…… 복수, 얼어 죽으라고 해.”
자극하는 말투에 가늘게 눈을 뜨자 탱크톱의 끈을 내리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도전해 오는 눈빛을 피하지 않은 채 지켜보며 그는 물러섰던 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그녀가 자신을 도발한다고 해서 피할 자신이 아니었다.
“더 벗어.”
낮은 목소리에 어깨에 닿아 있던 손이 일순 굳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자신을 시험하려고 했던 그녀에게 자신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
“왜 겁나나 보지?”
“네가…… 뭐가……”
“더듬거리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자신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목 바로 밑 부분에 와 닿는 그녀의 눈동자 역시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물러섬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팔을 뻗어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당겼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눈동자를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대담해졌는데.”
“나처럼 살다보면 그렇게 돼.”
“그래?”
처음이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어떻게 살았든 관심 없다. 당한만큼만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럼 처음도 아니네.”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입술과 입술만 맞닿았는데도 스파크가 인 것처럼 강한 충격이 밀려왔다. 세상에! 경운은 품안에서 격렬하게 떨고 있는 그녀를 으스러져라 끌어당겼다. 디나 역시 자신이 느꼈던 그 짜릿함을 동시에 느꼈는지 거침이 없었다.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입술을 떼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녀를 바라보자 감긴 눈 주위가 파르르 떨리더니 눈을 떴다.
“이래도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거야?”
언제 그랬냐 싶게 버둥거리며 자신에게 벗어나려는 것을 제지하자 손을 들어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놔.”
“아직 아니야.”
있는 힘을 다해 치는 두 손을 등 뒤로 꺾었다.
“겨우 입술만 대었는데 이렇게 격렬하게 벗어나려 할 필요 없잖아.”
“놔. 놓으란 말이야!”
“가만히 있어!”
꺾인 팔에 힘을 주자 통증이 전해졌는지 움직임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녀의 움직임이 멎기를 기다리며 입술을 이마에 대자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잠잠해졌다.
“내가 얼마나 이렇게 하고 싶어 했는지 넌 몰라. 널 다시 보면 죽여도 시원치 않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왜 결혼하자고 그러는 거야? 네 조건이라면 얼마든지 네가 원하는 사람하고 살 수 있잖아.”
“그래…… 얼마든지 원할 수 있어. 자랑은 아니지만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줄서는 여자들 있을 거야.”
“그렇게 하면 되잖아.”
싸움을 걸어오는 그녀의 말투에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흥분하게 되면 이 싸움에서 질 것 같았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 미소를 지었다.
“다른 여자들은 재미없어.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하잖아. 얌전한 척, 요조숙녀 흉내를 내고 있는 네가 살쾡이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잖아.”
아무 말이 없이 눈만 커다랗게 치켜뜬 채 자신을 응시했다.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과히 상상을 초월했다. 자신이 너무도 원했던 반응을 지켜보며 그는 고개를 숙였다. 비명을 지르기 위해 벌린 입술을 덮고 부드럽게 간질이자 몸부림을 쳤지만 자신 역시 그녀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즐겨. 반항해보았자 힘만 빠질껄"

서미선(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영원>, <남자는 도둑놈>, <빗나간 화살>, <디나>, <피의 베일>, <단, 하나!>,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광(狂)>, <데블>, <아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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