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로 삼은 사람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찌르고 불태우고 부수는 소상(塑像)을 다기드라고 한다.

석제 다리 주변은 떠들썩하기 그지없었다. 노점상들은 저마다 소리 지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 한옆에는 여러 종류의 마리오네트 인형들이 바람에 흔들거리며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맸다. 가장 후미진 구석에는 돌팔이 의사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엉터리 치료를 해 주며 잔돈푼깨나 챙기고 있었다.
떠들썩하지만 활기찬 광경 속에 유일하게 섞이지 않은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멍하니 다리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는 천천히 난간을 딛고 올라섰다. 그제야 사람들은 남자가 하려는 짓을 알아차리고는 놀라 웅성거렸다. 남자는 이미 정신을 놓은 듯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이대로 날 두고 가지 마. 당신이 없는 이 세상은 나도 살아갈 이유가 없어. 이제 우린 곧 만나는 거야. 잠시만 기다려.”
“이, 이봐요! 그만 둬요.”
“꺄악!”
주변에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안절부절못하면서도 남자를 막으려고 선뜻 손을 뻗는 이는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주변의 소동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정신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던 남자는 어느 한 순간 밑을 향해 몸을 날렸다. 검푸른 강물이 입을 벌리며 남자를 받아들이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이 난간에서 그의 몸을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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