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한 순간에 홀연히 나타나 위기에 빠진 나희를 도와주겠다는 강욱.
그와의 처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거참! 쇼가 우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뭘 그렇게 망설입니까? 그냥…… 약혼합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약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나희는 강욱의 제안에 결코 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나희를 당황하게 만들기 위함은 아니었다.
강욱에겐 다른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돈으로 여자를 사기라도 하라는 건가?”
“찾아봐요. 찾아보면 어딘가 있겠죠.”
“그래. 그래서 찾은 게 바로 너야.”
“하! 누구 마음대로요? 난 싫어요!”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이젠 네가 아니면 안 돼!”
강욱은 나희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잡아야만 했다.
자신의 유일한 사랑인 나희를 위해서, 그리고 오직 그녀만을 사랑해 온 그 자신을 위해서.

오랜 시간, 다가서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보았던 한 남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뒤늦게 알게 된 나희와, 행여 자신으로 인해 사랑하는 그녀가 아파질까 조심스럽기만 한 강욱.

지워진 시간을 걸으며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사랑에, 두 사람은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생애 최고의 순간인 그 “어느 멋진 날에.”



<본문 중에서>

기억이 따스한 감정의 옷을 입으면 추억이 돼. 사랑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은 내 기억은 점점 추억으로 가슴속에 쌓여갔어. 추억할 것이 있어 행복했지만, 동시에 추억뿐이라는 사실에 얼마나 쓸쓸했었는지 넌 모를 거야. 추억은 언제나 과거일 뿐, 아무리 아름답고 소중해도 추억이 미래가 될 수는 없는 거니까.
강욱은 나희와 함께인 추억을 간절히 원했고,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었다. 그런데 지금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멋진 날이다!”
나희는 영문을 몰라 하며 강욱을 올려다봤다.
“내 곁에 네가 있어서 멋진 날이란 말이야!”
강욱은 나희만이 들을 수 있는 아주 작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귓가에다 속삭였다.
“사랑해! 이렇게 너만 바라보다 죽어도 좋을 만큼, 널 사랑해!”
강욱은 나희를 가슴 떨리는 감동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나희는 진심이 녹아든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을 품은 강욱의 두 눈에 꼼짝없이 사로잡혀 버렸다.

제가 쓴 글을 읽고 난 뒤 저와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분들이 계신 것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만약 앞으로 계속 글을 쓴다면, 아마도 그것이 글을 쓰는 이유이고 목적이고 바람일 겁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나 혹은 읽으실 분들께 미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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