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간 익혀온 용천비여경이 허무하리만큼 조운에게는 제대로 먹혀들지가 않는 것 같아 연은 애가 바짝 탔다.
자신과 대적할 만한 적수는 없을 줄로만 알았건만. 사내의 힘을 막아내는 것이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몹시도 힘들게 느껴졌다. 이러다가 그에게 지는 건 아닌가 싶어 두려움마저 들었다.
가녀린 저 몸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 건지 조운은 연의 실력에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공자, 이만큼 버틴 것만으로도 대단하니 그만 다치기 전에 포기하는 게 어떻겠소?”
조운이 빙긋 웃음 지으며 말하자 연은 그가 잘난 체 하는 것 같아 심사가 잔뜩 뒤틀렸다.
“공자님이야 말로 그만 포기하시지요.”
이죽거리는 그를 향해 의기양양하게 쏘아붙였다.
“하, 참! 그새 잊어버린 거요?”
“……?”
“그대 몸은 내 것이라 하였거늘.”
조운이 느물거리며 말하자 연은 분함에 이를 갈며 얍, 하고 기합을 넣으며 그를 향해 힘껏 덤벼들었다.
‘챙’
조금의 빈틈도 없이 몸을 날리며 조운이 가볍게 막아냈다.
다시 검이 얽혀들고 연은 씩씩거리며 그를 째려보았다.
그러나 조운은 그런 연의 표정 따윈 아랑곳없다는 투로 연의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보며 유들유들하게 속삭이듯 내뱉었다.
“그대의 몸에 혹여 상처라도 나면 나 또한 아플 것이니 하는 말이오. 왜냐면 그대는 내 것이니까.”
“……!”
조운이 여전히 싱글거리며 내 것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하자 연은 얼굴이 발개졌다.
“흥! 그날은 어쩔 수 없이 신세를 졌지만 오늘은 잃어버린 나를 되찾을 것이오!”
“후훗, 난 내 것을 남에게 절대 빼앗기는 성격이 아니라서 공자의 뜻대로 잘 될라나 모르겠소.”
“흥, 언제까지 큰 소리 칠 수 있나 어디 두고 봅시다!”
“두고 보자고 큰 소리 치더니만 아무도 날 두고 보는 사람 못 봤소!”
연은 저를 슬슬 약 올리는 듯한 조운의 말에 발끈해졌다.
이렇게 승부욕을 자극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
“얍!”
잠시 떨어졌던 몸을 날리며 다시 그를 향해 돌진했다.
김채하
당시는 최선을 다했다 여긴 글이지만, 뒤돌아보면 왜 이렇게 아쉽고, 민망하고, 후회가 밀려오는지……, 가끔 괴로워 자학합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도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이야기, 언젠가 시간이 지난 뒤 펼쳐들었을 때 조금이라도 후회가 덜 남는 글을 쓰기 위해 몸부림중입니다.
작품: 남편만들기, 운우, 낙인애, 황제의 연인, 적월하연정, 러브스토리, 강호지연, 연인, 쉬즈마인, 윤정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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