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두 남녀가 서로의 호감을 가진 채 오해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헤어진 후 서로를 조금은 그리워하다가 우연한 일을 계기로 공적인 일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사이에 결국 사랑이 싹트게 된다.

윤서리 : 27세, 현재 잘나가는 연기자
연기하느라 바빠서 사랑해 본 적이 없는 순수한 여자
일에는 프로지만 사랑은 서툰 그녀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그 코를 납작하게 해주리라. 큰소리만 치는 윤서리
결국엔 자신이 그에게 빠져 그를 사랑하게 되고 만다.

박형우 : 31세, 잘나가는 대기업 후계자
20대 초반때 사랑했던 한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여자를 믿지 못하는 남자
우연히 만난 서리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남자. 오해로 헤어지게 되었지만
다시 만난 그녀를 놓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제안으로 그녀를 자기 곁에
붙잡아 두며 사랑에 올인하다


<본문 중에서>

그녀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당신…… 누구야? 왜 처녀라고 말하지 않았지?”
흥분의 뒷자락을 느끼며 누워 있던 서리는 아주 차가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좀 전까지 서로의 몸을 느끼며 열락의 열정을 보낸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무슨 말 말이에요? 누구라니? 전 윤서리라고 말했잖아요?”
“너 누구야.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그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아팠다. 그녀의 심장이 욱신거리며 아팠다.
“당신이 누군지 내가 안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넌 일부러 나에게 접근했지. 너의 처녀성으로 내 발목을 잡으려고 하지만 난 잡히지 않아.
처녀인 줄 알았으면 당신과 자지 않았을 거야. 거짓말하지 마.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어. “
서리는 그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그가 누군지 안다니. 어제 처음 만났는데……. 그녀의 머리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당신이 누구기에, 내가 당신을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의 태도에 서리 자신도 말을 놓게 되었다. 그는 비웃음을 날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가운을 걸쳤다.
“연기는 그만 하지. 넌 일부러 나에게 접근한 것이 분명해. 내가 홍콩에 출장 온 것은 어떻게 알았지. 아무튼 오늘 이후로 더 이상 네 얼굴은 보지 않았으면 해.”
그는 그 말만 뱉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좀 전까지 좋았던 분위기가 왜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 둘만의 환락의 시간이 그에 의해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서리는 기분이 나빴다. 더 이상 여기 있기 싫었다. 자존심도 상했다.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녀를 그렇게 취급할 순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래도 대한민국의 유명한 여배우가 아닌가?
그는 샤워를 하는 모양인지 물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가 들어간 욕실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았다. 그가 욕실로 들어가 버리고 난 후 서리 혼자 서 있는 방 안에는 서늘한 적막감만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내가 왜,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지? 너는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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