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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언제나 자신을 기만하는 것에서 시작해 타인을 기만하는 것으로 끝난다.”
- 오스카 와일드

정중후(남) : 입만 열면 오스카 와일드의 어록을 들먹이는 인물로 만사 회의적이며 까칠함.
지온유 앞에만 있으면 초딩수준으로 돌아감

지온유(여) : 자연농법을 계승하겠다며 대학까지 때려치우고 계농에 발을 들임.
엉뚱하고 단순한 성격.
쓸데없이 인정이 넘쳐 수년째 정중후의 “밥”노릇을 하고 있음.

-본문 중에서-

평소 정오가 될 때까지 잠을 잔다던 중후의 옅은 신음이 들려왔다. 곧이어 철재 침대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가 싶더니 뭔가 바닥으로 쿠궁, 떨어졌다. 소리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온유는 어벙한 표정으로 중후의 방 문 앞에 서 있었다.
“아악! 허으윽! 으으…….”
야동에서나 들었음직한 절정의 외마디가 터지더니 곧이어 땀을 흠뻑 흘린 중후가 문틈으로 고개를 쑥 내밀었다. 그는 팔꿈치를 바닥에 붙인 자세로 엉금엉금 방에서 기어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땀이 흠씬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중후의 날카로운 눈빛이 번뜩거렸다. 벗은 어깻죽지에 땀이 번들거렸다.
“커, 허억……, 야! 지, 지온유, 너, 어, 언제부터 거, 거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