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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넘어 그들은 운명이었다. 어린 날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뒤로 하고 스무해 만에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서로가 누구인지 모른 체 사랑에 빠져 들었다. 입양아로 살아 온 윤아와 어린 나이에 스스로 생을 놓아 버린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세준, 두 사람의 공통 분모는 서로가 기억하며 만남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어린 날의 두 사람의 약속.

"이 목걸이를 걸고 있으면 늘 오빠랑 같이 있는거야. 그러니까 오빠가 보고 싶을 때 마다 이 목걸이에 대고 주문을 걸어. 그럼 오빠가 네게 발리 올 수 있을거야."
"정말이야?"

여자 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정말이야."
"약속 해."
"자, 약속.'

그렇게 헤어지고 스무 해가 지나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지만 서로를 알아 보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