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함을 넘어 싸가지까지 용납될 정도로 완벽한 남자이자 절대적인 존재 차수혁. 그의 인생에 단 한 가지 허점은 그를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차버린 여자 허수인. 그런데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평생에 있어 단 한 가지 결점일 그녀에게서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수혁.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결함 따위는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에 고백 후 보기 좋게 차버릴 생각으로 마지막 대시를 하는데, 이게 웬 걸. 그녀는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절대적 존재를 뻥 날려버린다! 짓밟힌 자존심을 인정할 수 없는 수혁은 처음엔 오기로 그녀를 소유하고자 마음먹지만 그녀는 절대로 쉽게 잡히지 않는다. 그를 애타게 만드는 그녀 때문에 수혁은 예전의 감정이 점점 되살아나고 미칠 것만 같은데. 절대적인 존재에게 두 번 다신 없을 단 하나의 결함. 허수인과 차수혁의 이야기.
<본문 중에서>
“대체 왜.”
“…….”
“대체 왜 너만 안 되는데. 왜? 뭐가 문젠데. 뭐 때문에 안 되는 건데?”
수혁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어 갔다. 수인은 양 허리춤에 손을 얹고는 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곤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가장 큰 병은, 네가 그 이유를 모른다는 거야.”
“그게 뭔데.”
“…….”
“그 이유가 뭐냐고.”
아까 먹었던 물이 목구멍에 남아있던 수분까지 모조리 빼앗아 증발해 버린 것처럼 갈증이 심해졌다. 수혁은 간신히 초점을 되찾고 수인의 눈을 마주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어린 날의 그가 보였다. 생각지도 못한 거절에 놀라 멍하니 서 있기만 하던 바보 같던 그의 모습이. 그 모습이 벌써 세 번째나 반복되고 있었다. 그 사실에 눈앞이 번뜩하며 뒤통수에서 둔탁한 충격을 느꼈을 즈음,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가슴에서 10톤짜리의 돌덩이가 퉁, 떨어져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널 안 좋아하니까.”
“…….”
“그게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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