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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느린 걸음으로 사랑해 가는 이야기.
한 가정을 깨뜨린 누나 때문에 사랑과 결혼을 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진 세인.
자신이 원하던 최고가 되진 않았지만 우연히 만난 한 꼬마로 인해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된 이주.
다른 사람에 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두 남녀가 만나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또, 상처 받지 않으려 자신에게 벽을 쌓는 까칠 윤주와 겁도 없이 그 벽에 망치를 들이대는 담백 건이의 아기자기한 안단테 이야기.
오해로 인해 잠시 주저앉기도 하지만 다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어 용기를 내본다.
천천히, 걷는 속도로. 당신이 말하던 안단테의 빠르기로 나와 사랑해 보지 않을래요?

<본문 중에서>

그 원인을 확인하려는 듯 이주가 고개를 숙여 자신의 팔을 내려다봤다. 이주의 팔을 한 손으로 잡은 세인이 단단한 눈빛으로 이주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래요?”
“말해요.”
“뭐, 뭘?”
“내가 싫어요?”
다시 한 번 물어오는 세인의 낮은 목소리에 이주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옷을 끄는 준수를 내려다보던 이주가 세인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팔을 털었다.
“놔요. 애들이 보잖아요.”
“말하면 놓을 거예요. 내가 싫어요?”
“주세인 씨!”
“주세인 씨, 주세인! 그놈의 주세인 씨! 왜 그렇게 등을 돌려요? 이젠 나 안 볼 거예요? 안 보면 그만이다 이거예요?”
“왜 이래요? 목소리 낮춰요. 애들 놀래요.”
“젠장!”
세인의 고함소리에 학원 안에 있던 몇몇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놀란 채로 이주의 옷을 꼭 붙들고 있던 준수를 혜원이 데려가 버렸고 피아노를 내려다보기만 하던 이주가 세인을 마주 보았다.
“왜 이래요, 대체!”
“몰라서 물어요? 당신이 피했잖아. 자꾸 피하고 있잖아. 언제까지 그럴 건데? 내가 그렇게 보기 싫어요?”
“누가 싫다고 했어요? 싫지 않아! 그래. 주세인 씨 싫지 않아요. 기다린다면서. 기다려 준다면서. 고작 이만큼 기다리고 이러는 거예요? 나는 거기에서 3시간을 기다렸어요. 아니, 3시간이 뭐야, 일주일 동안 주세인 씨만 기다렸어요. 안 그래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또 다짐했는데 자꾸 당신 생각만 났어! 난 그렇게 기다렸는데 당신은 왜 못 기다려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