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같은 피부. 나이에 맞지 않는 동안의 예쁜 얼굴. 자기 일에 있어선 그 누구보다도 프로페셔널한 물리치료사 백혜주. 그런 그녀에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사랑을 쉽게 다시 시작하지 못한다는 점.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까칠한 실장님 한민준. 까다롭고 쉽지 않은 남자. 하지만 자신의 선택을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남자.
어느 날부터인가 그녀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나랑 연애 한번 해보자는 말입니다.”
“……싫어요.”
믿을 수가 없다. 난생 처음으로 거절이란 걸 당했다.
“이유가 뭡니까?”
“저, 저는 사내연애는 안 해요. 다시는 …….”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 하지만 거절하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뛴다.
거부하는 혜주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민준. 과연 혜주는 언제까지 민준을 거부할 수 있을까?
결국 비밀연애 계약서까지 쓰게 되는데……. 과연 그들의 비밀연애는 무사히 이루어 질수 있을까?
-본문중에서-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마음을 다잡은 혜주는 “어제 일은 감사히 생각해요. 이유가 어찌되었든 간에. 제가 큰 실례를 했더군요. 여튼 다시는 그런 실수 하지 않도록 주의하죠. 그리고 제 가방은 어디에 있나요? 이제 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혜주는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더 도도하게 말을 해버렸다. 민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혜주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주량이 어떻게 됩니까?” 순간 어이없는 민준의 질문에 황당한 혜주가 “네?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죠?” “주량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는데 한국말 못 알아듣습니까?” 아무리 자신이 술에 취해 민폐를 끼쳤기로서니 사람 무안하게 말하는 것 좀 봐라. 혜주는 민준의 까칠한 성격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그냥 모른 척 좀 넘어가주면 어디가 덧나나. “그건 왜 물으시는 건데요. 뭐 세진 않지만요.” “알고 있나 확인해 본 겁니다. 앞으론 술 마시지 말죠. 아무래도 너무 위험할 거 같아서.” 그 말만 남기고 민준이 뒤를 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민준의 말에 어이가 없어진 혜주는 벙찐 표정을 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쫓아갔다. “그런데 가방은 어디에 있어요? 돌려주셔야죠.” 순간 걸음을 멈춘 민준이 돌아보았다. “여기 없습니다. 찾고 싶음 집으로 오던가.” 이 말만 남기고 민준은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 걸어갔다. 민준이 남긴 말에 혜주는 넋을 놓고 말았다. 그렇게 힘들게 탈출한 그 집을 다시 오라고? 으흐흐. 정말 미치겠네. 저 남자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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