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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다르구나.”
“뭐가?”
자존심이 상해 내뱉은 말을 이내 후회하는 다흰과 달리 진서는 어색한 침묵을 깨뜨린 그녀의 목소리가 반갑기만 했다.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부러워 보인다고…….”
후회의 분량이 줄어드는 만큼 묘한 기대감이 생겨나는 것도 같았다.
새까만 눈동자가, ‘진서 너는 죽었다 깨나도 모를 감정일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무언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가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있었다. 답답하다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던 간밤의 감정을 떠올리자 진서는 혀끝이 텁텁해지는 것 같았다. 여느 때 같으면 ‘그래서?’라고 되물었을 상황 앞에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조차 했다.
“그래서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이 있나봐. 세상의 모든 남자가 너처럼 날 보면 내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겠니? 입장을 바꿔도 마찬가지지만, 안 그래? 그러고 보면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참 재미있는 것도 같아. 어떤 땐 그런 생각도 든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러는 일이, 우리가 보기엔 현재의 일 같지만, 어쩌면 그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하늘이 미리 정해놓은 계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