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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는 이제 그가 들이댄 현실의 '문제'를 충분히 검토했으리라.

[당신을 마음 아프게 하려는 것도, 당황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있는 그대로 지금의 상황을 말해주려고 그랬을 뿐이지.]

다이애나는 소리 내 침을 삼키고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한 손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관절이 하얗게 도드라질 만큼 난간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 콜의 눈길을 의식한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에서 힘을 뺐다. 그녀는 어느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비치고 싶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콜도 다이애나의 그런 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콜 앞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다. 그런 성격 역시 두 사람의 공통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성격은 콜에게 있어 다행스러운 징조였다. 왜냐하면 그녀와의 관계가 지속되거나 끊어지거나 아무런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냉정하고 사업적인 파트너 관계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침묵을 고수하고 있는 다이애나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콜은 일부러 그녀의 침묵을 깨기로 했다.

[다이애나, 날 탓하고 싶거든 지나치게 솔직했다는 이유로만 탓해. 난감해하는 당신의 상황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때문이라는 말은 말아줘.]

다이애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분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어려움을 낱낱이 꼬집어냈다고 해서 제가 왜 당신을 탓해야 하죠?]

[난 단순히 문제점만을 꼬집어낸 게 아니야. 완벽한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잖아. 나 말이야.]

콜이 다정하게 지적했다.

[그랬죠. 그리고 그런 제의를 해줘서 정말로 고맙게 생각해요. 솔직히 전 정말…….]

그녀가 말끝을 흐렸다. 콜은 그녀의 본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다칠까봐 조심하고 있었다. 그걸 알고 나니 다이애나가 정말로 사랑스러웠고 또한 순진하게 느껴졌다. 이 거래에 자신의 감정이 개입되서는 곤란하지만. 콜은 영원히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한 발 물러선 상태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