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권	정가	3,500원
판매가	3,500원
적립금	70원

“돌아왔구나, 단심아.”
“내가 무슨 전쟁터 나갔다 왔어?”
열째 현심의 말에 단심이 꼬투리를 잡자 현심의 눈이 번뜩였다.
“말 한번 잘했다! 말만 한 계집애가 어디서 외박이야! 그놈이랑 뭐 했어! 잤어?”
말은 저렇게 해도 은근히 잠을 자고 왔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뻔한 속셈이었다. 우리 현심 씨가 호준 형부를 잡은 마지막 방법이 먼저 자빠지는 것이었으니까.
“무슨 소리야? 자기야 잤지.”
“애 가진 것 같아?”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무슨 메뚜기야? 잤다는 말은 그냥 걔네 집에서 하룻밤 잤다는 거지! 동생을 뭘로 보고!”
“그럼 좀 아쉽지.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이야기해 봐.”
옷도 갈아입지 못하게 단심을 붙잡고 세세한 이야기를 원하는 언니들의 눈빛에 단심은 자신이 서혁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언니들은 하나같이 서혁의 이름만 나와도 멋있다며 촉촉한 눈빛으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언니들의 눈빛이 부담되었지만 단심은 차분히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데려다 줬어.”
“진짜 멋있는 놈이네. 내가 호준 씨랑 결혼 안 했음 어떻게 해보는 건데!”
“현심 언니, 안됐다.”
“너도 안타깝지?”
“응, 뒤에 형부 있거든. 언니 오늘 우리 집에서 자야겠다.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