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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734년,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초원에 퍼지는 작은 사랑 노래…….

-본문 중에서-

낮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하바로스가 준 술을 한 잔, 두 잔 받아먹던 다이가 꾸벅꾸벅 졸다 결국 쓰러지면서 파장이 되었다.
새벽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깬 다이가 처음 본 것은 바닥에서 명상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있던 크리파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살그머니 크리파의 앞으로 가 손바닥을 눈가에 흔들어보였다.
“안 잔다.”
불빛 하나 없는 천막으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기가 막히도록 밤에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그녀는 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명상하는 사냥꾼은 처음 봐요.”
“사냥꾼이 명상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거겠지.”
“음……그렇죠. 무엇에 대해서 명상하고 있었어요?”
그가 눈을 뜨자 옅은 갈색의 눈동자가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 흐리고 탁한 기 한 점 없는 투명한 눈빛이었다. 그는 감정이 풍부하게 담긴 입술을 열어 조용히 대답했다.
“처음 가 보는 숲에 들어가 봤지.”
선문답 같은 대답에 그녀가 제 무릎 위에 턱을 얹었다.
“거긴 왜 갔는데요?”
“처음 보는 짐승을 잡으러.”
“그래서 잡았나요?”
크리파는 대답 대신 쭈그려 앉은 그녀를 그대로 번쩍 들어 침대로 데리고 가 살며시 뉘였다.
양팔로 단단하게 자신을 지탱한 그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제부터 잡아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