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뭐야. 너 대체! 아니,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박. 규. 현. 실장님.”'시준의 물음에 규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조금의 미동도 없는 규현을 보며 시준이 답답한 듯 규현의 어깨를 잡았다.'“너! 네 그 요란하고 대단한 사랑, 윤희 씨 버려두고 효진이한테 갔을 때 이미 끝났어. 근데 왜! 왜 또 여기서 얼쩡대는데?”'규현은 여전히 대꾸가 없었다. '“박규현!”'“…….”'“그렇게 쉽게 변할 마음이었으면 최소한 윤희 씰 언론에 노출시키지 말았어야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 대단하게 굴더니. 최소한! 최소한 윤희 씨한테 어떤 변명이라도 했어야 했어.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눈물범벅이 되어서 걸음조차 걸을 수 없었던 윤희 씨, 생각해 봤냐?”'“그걸 내가 왜 변명해야 되는데! 마음이 변했다잖아! 그런데 그걸 어떻게 변명을 해!”'하지만 뱉은 말과 달리 규현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 눈빛을 알아챈 시준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어쩌면 너나 나나 둘 다 윤희 씨에게 힘든 사람일지도 모르지. 그렇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박한의 노래에 행복을 느끼는 윤희 씨가…… 그게 당연할지도 몰라.”'박한의 노래에 행복을 느꼈단 시준의 말에 규현의 눈빛이 다시 또 흔들렸다. 그 노래. 제가 부른 그 노래가 윤희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다니. 윤희, 이 곰탱아. 윤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