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도 말이 없던 마이클은 별장에 도착해서도 그러했다. 별장에 도착하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내 손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마치 큰 결심이나 한 듯 쉬지 않고 말했다.'“미아! 그동안 내 곁에 있어 주어서 고마웠다. 어머니가 아프셨을 때 나와 같이 어머니 곁을 지켜 주어서 고마웠고 장례식 후에 나를 위로해 주어서, 그래서 고마웠다.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고맙고 또 고마웠다.” '스르르, 내 손을 잡은 손이 풀리고 그리고 내 눈을 향해 일직선을 긋던 그의 시선이 포물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미아, 이제는 돌아가. 너의 성으로, 너의 별로, 이타카로 돌아가. 이제 넌…… 자유야. 내가 널 납치하고 괴롭힌 벌은…….”'나는 더 이상 그가 말하지 못하게 숙인 그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쥐고 들어올렸다. 차가워진 나의 손에 까칠한 남자의 수염이 느껴졌고, 뜨거워진 나의 눈으로는 뿌옇게 그의 얼굴이 아른거렸고, 그리고 떨리는 입술로는 그의 이름이 담겼다. '“마이클,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야.” '눈물이 길게 뺨으로 지나가자 그의 얼굴이 명백히 보였다. 슬픈 그의 눈. '“그냥 네 곁에 머물게만 해줘. 난 이제 네가 사는 별에서 살고 싶어. 아니, 살 거야.”'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나를 버럭 안았다. 뺨에 까칠한 그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스쳤다. 그리고 등으로는 숨도 못 쉴 만큼 그의 손이 나를 죄어 오고 있었고, 귀에는 그의 뜨거운 탄식이 흘러들어왔다. '“미아! 넌, 후회할 거다. 지금 넌 착각하는 거야. 몇 달 동안 억류되어 갇혀 있어서 내게 동화되고 세뇌된 것일 뿐이야. 그래서 날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거야. 날 동정해서, 내가 가여워서, 그래서 내 곁에 있으려고 하는 거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야. 단 한 달만이라도 나와 떨어져서 이타카에 있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너는 금세 알 수 있을 거다.”'내 눈을 보지 않고 나를 안은 채 내 귀에 격정적으로 들려주는 그의 말은 그러나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그가 나를 힘차게 안고 있다는 것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의 심장이 나처럼 세차게 뛰고 있다는 것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도 나처럼 떨고 있다는 것만…….'그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몇 시간 전 그의 할아버지에게 내가 생각해 왔던 것을 말하면서 깨닫게 된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을 알려 주고 싶었다. 그래서 포옹을 풀고 나의 눈을 활짝 열어 그에게 보여 주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단 하나야, 마이클. 너는 나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지아비이자 형제이자 부모야. 넌 내 모든 것이야. 내 전부야! 내가 어디에 있어도 이 사실만은 변함이 없어.”'아! 그가 나를 또 안았다. 내 뼈가 다 조일 정도로 강하게. 포옹만으로도 사람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쾌락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내가 그걸 경험하고 있다.'“단 하루라도! 지금 네가 한 말을 내가 들을 수 있는 것에 신께 감사드린다. 단 하루라도! 비록 네가 착각할지라도 오늘만은, 오늘 하루만큼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너를 안고 싶다.”'나를 힘주어 안는 그의 손짓, 내 귀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그의 격정적인 숨소리, 나의 심장과 마찬가지로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 손끝까지 밀려오는 소름. '그가 내게 준 모든 것은 내 귀를 지나 심장을 거쳐 머릿속으로, 그리고 마음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는 포옹을 풀고 내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성스러운 동작으로 내 이마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눈에, 떨고 있는 내 턱에, 흐느끼는 내 목에 천천히 도장을 찍듯이 키스해 주었다. 하지만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겹쳐졌을 때는 더 이상 성스럽지 않았다. 그것은 격렬했고 관능적이었고 그리고 급박했다. '그 키스를 시작으로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그는 나의 귓가에 나를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 지금 나 때문에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알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의 이름을 불러 주고, 사랑의 밀어를 들려주고, 뜨거운 그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가 내 옷을 벗길 때마다, 그가 내 몸에 손을 대고 만질 때마다, 그의 입술이 나를 맛볼 때마다 나는 신음을 남겼다. 그를 원하는 신음을, 유혹하는 신음을.'서로를 감싸고 있던 옷 조각이 모두 없어졌을 때 아담이 된 그는 이브인 내게 무릎을 꿇었다. 내가 마이클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랄 여유도 없이 그는 내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치듯 움켜쥐고 내 배에 키스를 했다. 내 배에 끊이지 않는 갈증을 유발하는 그의 입술……. '이제 그는 더 이상 내게 마이클이 아니었다. 호르몬이었다. 온몸 구석구석을 떨리게 하고, 내 입을 절로 벌리게 하고, 신음을 내게 하고, 머릿속을 하얗게 만드는 알 수 없는 호르몬이었다. 그것은 난폭했고 격렬했으며 요동을 쳤고 그리고 성기를 가지고 있었다. '저릿한 감각이 내 몸 속을 꿰뚫고 들어오자 나는 비틀거리지 않으려고 그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단전에 머물던 뭉클거림은 서서히 내 배 위로 올라오면서 유두가 그의 입에 담겨졌다. 그가 들이마시듯 유두를 빨아들일 때마다 나의 고개는 뒤로 꺾이고 나의 입에서는 교태를 표현하는 신음이 연거푸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유두를 통해 타고 들어오는 그의 열기는 곧바로 내 자궁 안을 휘저었다. '그가 나를 붙잡고 있지 않았다면 나는 이제 흥분으로 뒤로 쓰러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애원하고 하소연했다. 내 몸 속을 휘젓는 이 화학반응을 제발 좀 어떻게라도 해달라고. '하지만 그는 내게 화학반응을 일으킨 알 수 없는 호르몬이었기에 내 몸 안에서 폭발하듯 터지는 화학반응을 더 격렬하게 만들었고, 내 입 밖으로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교태 어린 신음을 내뱉게 했고, 그리고 내 몸뚱이를 욕정으로 뒤틀게 만들었다. '“마이클, 제발 나를 침대로 데려가 줘.”'그의 귓가에 헐떡이는 내 숨소리를 집어넣으며 그에게 애원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이제 나는 단비를 기다리는 건조한 사막이 되어 그의 팔에 매달려 어서, 어서 내게 비를 뿌려 달라고 독촉했다. 스스로 나의 늪을 열어 다리로 그의 몸을 휘감아 내 품에 그를 담았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힘주어 안으며 어서 나의 늪 안으로 빠져 달라고 그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