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딩동, 딩동.’'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조용하던 집안에 울려 퍼졌다. 오전 10시. 해가 떠 온 세상이 밝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베란다에 쳐진 블라인드로 인해 거실 안은 아직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햇볕의 따스함과 온기가 찾아들지 못한 어두운 거실에 계속해서 초인종이 울려 퍼지더니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 현관문이 열렸다.'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여자가 어둠이 깔려 있는 거실을 둘러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저었다. '“언니, 나 왔어. 아직 자는 거야?”'여자는 언니를 부르며 베란다로 가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크게 심호흡 했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상쾌한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바람이 여자의 얼굴을 스치며 집안으로 들어오고, 여자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거실로 돌아섰다. 어두운 공기로 가득하던 거실이 신선한 공기로 바뀌자 여자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역시, 집은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되는 거야. 그런데 언닌 어딜 간 거지?” '여자가 또다시 자신의 언니를 부르며 안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딸깍!’'여자가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열자 역시나 태양의 혜택을 받지 못한 방은 어둠에 싸여있었다. 어두운 방 한쪽에 놓여 있는 침대에 얌전하게 누워있는 자신의 언니를 본 여자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섰다. '“언니, 아직 자는 거야?”'여자가 성큼성큼 어두운 방안으로 걸어 들어가 안방 창문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창문을 열었다. 상쾌한 공기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걸 느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던 여자는 언니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아 언니의 몸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언니, 빨리 일어나. 나랑 여행가자. 형부 출장 갔다고 축. 늘어져서 이러고 있지 말고. 빨리. 내가 얼마나 어렵게 뺀 휴간데 빨리 일어나봐.”'여자가 자신의 언니 팔을 당겨 일으켜 앉히다가 사색이 되어 언니를 잡고 있던 팔을 놓으며 뒤로 물러나 앉았다. 언니가 잠에서 깨기는커녕 축 늘어져 자신의 손에 딸려오자 덜컥 겁이 났던 것이다.'‘톡! 톡! 톡! 데구르르르…….’'여자가 움직인 탓인지 언니가 움직여진 탓인지 조그만 약병 하나가 ‘툭!’ 하고 침대에서 떨어져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약병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굴러가는 걸 지켜보던 여자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이내 침대 테이블 위에 얌전하게 올려져있는 물 컵이 눈에 들어오고, 여자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자가 격하게 뛰기 시작하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리더니 조심스럽게 언니에게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떨리는 음성으로 언니를 부르며 언니의 몸을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목소리였다.'“언니, 은경언니…… 언니, 장난하지 마. 왜 그래? 나왔어 은주. 언니 빨리 일어나봐. 왜 그래. 어?”'조심조심 떨리던 여자의 음성은 점점 격해지고 심장박동이 급격하게 빨라지더니 점점 오열로 바뀌었다. 여자는 언니의 뺨을 때리고 몸을 흔들며 언니가 깊은 잠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지만, 언니는 잠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흐느적흐느적 여자의 힘에 의해 몸이 휘청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