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엑! 우에에엑!”'어디선가 멧돼지 멱따는 소리와 비슷한 괴성이 쉬지도 않고 계속 이어졌다.'“우웨에엑! 아이고, 나 죽네! 웩!”'커다란 나무가 연인이라도 되는 듯 두 팔로 꼬옥 껴안은 웬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 연신 토악질을 하고 있었다.'“빌어먹을 타카 녀석들! 감히 나한테 침을 왕창 뱉어놓고 튀어? 우에엑!”'타카는 몬스터의 일종으로 몸집은 작지만 무리를 지어 다니는 하급 몬스터였다. 기본적인 검술을 익힌 자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지독하기로 유명한 타카의 체액을 옴팡 뒤집어쓸 수 있었다. 다른 몬스터의 체액이라면 그냥 인상 한번 찡그리고 말면 그만이지만 타카는 달랐다. 오죽하면 타카의 대표적인 무기가 ‘침뱉기’겠는가. '타카의 체액은 실로 이 세상의 모든 악취의 엑기스가 모인 궁극의 오염물질이었다. 끈적끈적한 노란 액체에 도대체 어떤 성분이 숨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번 타카의 체액을 뒤집어쓰고 나면 일주일 동안 그 냄새가 빠지지 않았다. 썩은 고기를 배설물 쌓인 시궁창에 몇 달 절인 듯한 냄새라면 이해가 갈까. 하필 오늘따라 한눈을 파는 바람에 고스란히 타카의 체액을 뒤집어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남자는 비위가 약한지 ―솔직히 비위가 꽤 강하다고 자부하는 남자도 타카의 체액만큼은 치를 떤다― 연신 구역질을 하기 바빴다.'“괘, 괜찮아?”'남자의 뒤에서 부스스한 갈색 머리를 한 청년이 주춤주춤 나타나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말 걸지 마! 우에에엑! 너 이 자식, 구역질만 멈추면 나한테 죽을 줄…… 우웨에에엑!”'처절한 남자의 목소리에 갈색 머리의 청년이 움찔 놀라 뒤로 물러났다.'“미, 미안해 에드! 나도 정말 고의는 아니었다구!”'“빌어먹을……, 너도 한번 당해봐. 우에에엑!”'“헉! 그런 심한 욕을!”'화들짝 놀란 토미가 끔찍하다는 듯 전신을 바르르 떨었다. 거의 1로아(1시간)가 넘도록 구역질을 해댄 덕분에 에드는 탈진상태였다. 잽싸게 알아서 찬물을 대령하는 토미를 노려보며 그녀는 물을 한 모금 들이켜고는 양치질을 했다. 몇 번 양치를 한 후 그제야 마른 목을 축였다.'“하아! 빌어먹을. 지독하기도 하네. 씻어도 냄새가 안 빠지잖아. 타카 방취제라도 발명하면 떼돈 벌 텐데.”'“그, 그치? 우리 타카 방취제나 개발해볼까?”'“입 닥쳐, 토미. 말해두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다.”'음산하게 눈빛을 번뜩이는 에드의 모습에 토미가 불안한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설마…….”'“훗, 그래. 그 설마다.”'“아악! 안 돼, 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