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미안하다.”'“정말 미안해요, 언니.”'가영은 지금 앞에 마주 앉아 있는 두 남녀를 때려죽인다 해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방금 전까지 연인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끼는 동생에게 쓰디쓴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다.'“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그, 그러니까 네들이 지금 날 이용한 거라 이 말이지?”'“유린이는 잘못 없어. 말했잖아.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가 다 꾸민 일들이야.”'“시끄러! 어디서 누굴 감싸고도는 거야?”'가영은 지금 이 상황에서 유린을 감싸고도는 재호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속에서 뜨거운 불덩어리가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었다. '“정말 미안하다.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가영아.”'“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 굉장히 불쾌하거든?”'“언니, 정말 미안해요.”'“네가 뭐가 미안해. 일을 꾸민 건 난데.”'“오빠가 괜히 그랬어? 원인 제공은 내가 한 거잖아. 흐흑…….”'가영은 둘이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저 행동들이 정녕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행동들이냔 말이다. 그들의 대화를 더 이상 지켜보고 있다간 화병으로 쓰러질 것 같아서 그녀가 그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 너희 지금 뭐하는 거야? 유린이 너!”'“흐흑. 네 언니.”'“낼부터 나오지 마라. 그리고 내가 그냥 일어서는 건 너희 같은 상종 못할 인간들하고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야. 대신! 앞으로 살면서 평생 너희 둘! 내 눈 앞에 띄지 말고 살아라. 알았어!”'가영은 입술을 깨물며 한 마디 한마디를 경고 하듯 내 뱉었고 자신의 가방을 들고 카페를 빠져 나왔다. 카페를 빠져나오자 그녀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들 앞에서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해 보였지만 화가 끓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가슴이 주체 하지 못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가까스로 마음을 가다듬은 그녀가 약간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