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안은 무척 시끄러웠다. 반짝거리는 조명 또한 매우 찬란했다. 그리고 강렬하게 번쩍이는 그 조명불빛 아래에서 하나가 된 젊은 남녀들이, 빠른 템포의 음악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었다.'영아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사실 영아는 평소 나이트클럽이란 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스물여섯 해를 살아오면서 나이트클럽에 왔던 횟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으니 싫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오늘 영아가 나이트를 찾은 이유는 가장 친한 친구 정연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따라온 것이다.'그렇기에 영아는 이곳에 와서도 약간의 술만 마시며 조용히 자리를 지키려고 했었다. 그러나 기왕 왔는데, 딱 한번만이라도 스테이지로 나가 신나게 놀자는 친구들의 간절한 애원을 매정하게 뿌리칠 수가 없었던 영아는 할 수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물론, 다른 사람들처럼 솜씨를 보이며 춤을 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이미 스테이지 위에서 그들과 하나가 되어버린 영아였다. '현란한 몸동작을 뽐내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뻣뻣하게 서 있는 것이 보통 민망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영아도 나름대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수줍게 몸을 흔들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이 점점 짜증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몰라도 미친 개망나니 같은 인간이, 그것도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그녀의 등에 대고 몸을 비비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처음에 영아는 이 사람이 춤 출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자신을 미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옆으로 비켜줬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비켜줬음에도 불구하고 개망나니는 다시 영아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좀 전보다 더 심한 몸짓으로 몸을 밀착시키며 그녀를 괴롭혀댔다.'‘이 남자 뭐야, 정말.’'그로인해 영아는 속에서 열불이 치밀어 올랐지만 참았다. 술에 취한 인간 같지도 않는 인간을 상대하면 뭐하나 싶어 올라오는 화를 꾹꾹 눌러 삭혔다.'개망나니를 매섭게 한번 쏘아봐준 영아는 치솟는 짜증을 누르며 무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 개망나니는 턱하니 팔목을 잡더니 한술 더 떴다.'“이봐, 같이 춤추다가 어디 가는 거야?”'‘하, 기가 막혀! 대체 누가 누구랑 춤을 췄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