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미쳤지? 네가 그런 데를 왜 나가? 누가 너보고 집에 조신하게 있으라고 하니? 그냥 사고만 치지 말라고 했잖아.”'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다음인 걸 아는 정애의 이마에는 그저 주름만 가득했다.'“엄마, 이마에 주름진다.”'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애를 약 올렸고 정애는 서둘러 이마를 폄과 동시에 희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대는 걸 잊지 않았다.'“엄마, 그게 왜 사고야? 방송 나가면 나 좋다는 남자들의 연락이 쇄도할 텐데 그럼 그 중에서 쓸 만한 놈으로 하나 골라서 시집가면 되지. 어차피 엄마도 나한테 취직하기 힘드니까 적당한 데로 시집이나 가라며. 거기 다른 건 모르겠는데 순진한데다가 잘난 남자들만 온대. 그러니 나한테는 딱이지 않아? 가서 쓸 만한 남자 있으면 그냥 걔랑 하지, 뭐. 그래서 그런 건데 왜 화를 내?”'희는 진정으로 정애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그러니까 네가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는 거야.’'사돈 남 말할 상황은 아닐 텐데도 늘 정애는 자신이 적어도 희보다는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이것아, 남자를 만나려면 선을 보던지 아님 소개팅 이런 걸 해야지 방송에는 왜 나가? 전국적으로 너 무식한 거 광고할 일 있어?”'정애는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엄마, 무식하다니. 이왕이면 백치미라고 해줘. 그리고 나 보기엔 지적으로 생기지 않았어? 입만 안 열면 나름 지적인 외몬데?”'희는 머리끝까지 화가 난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도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정애가 더 화가 난다는 걸 정녕 모르는 걸까? 아님 알면서 일부러 저러는 건지 정애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미친년. 지적인 년이 지난겨울에 다 얼어 죽었다니? 네가 지적이게. 넌 딱 보기에도 머리 엄청 비어 보여. 네가 지적이면 난 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