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정각 제우스가 떠들썩했다. 나윤은 언니들 뒤를 졸졸 따라 안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하나의 룸 안에 또 다른 룸. 그 곳에 제우스의 대장이 앉아 있었다.'호화스럽기 이를 때 없는 그곳은 황금으로 도배가 돼있었다.'번쩍번쩍 빛나는 황금물결에 눈이 휘둥그레진 나윤은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그만 자신의 임무를 깜박하기 시작했다.'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순간 저 멀리 한 남자가 나윤의 시야에 차고 들어왔다.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남자. 살다 살다 저렇게 간지 떨어지는 남자는 처음이다. 나윤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하나같이 언니들이 잘생겼다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보통 인물이 아니다. 아니, 저건 인간이 아니다. 살다 살다 저렇게 생긴 사람은 처음 본다. 그때였다. 나윤의 시선과 술잔을 들어 올려 마시려는 사해의 시선이 부딪혔다.'파팍, 두 사람 시선이 부딪혀 스파크가 일었고 아니, 그녀만이 느끼는 스파크가 일었고, 나윤은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다리에 힘이 풀려왔다. 그만큼 남자의 눈빛은 사람을 사로잡는 이상한 마력 같은 게 있는 듯 했다.'비릿한 조소와 함께 사해의 눈이 다섯 명의 여자를 훅 하고 훑었다.'“너.”'날카로운 사해의 턱이 정확히 나윤에게로 향했다.'“저……요?”'나윤이 되물었지만 더 이상 사해의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자신이 초이스가 됐다. 나윤은 꽉 조이는 드레스 때문에 터질 듯한 가슴을 쫙 피고 한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시선이 고집스럽게 자신을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