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잘 못 들은 거죠?”'“훗, 내가 뭐라고 했는데?”'비소를 보이며 그녀에게 되려 물었다. 빛나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한 쪽 눈을 움찔이다 입을 열었다.'“방금요. 제 귀에, ‘너 나랑 연애 하자’ 이렇게 들리는 거예요. 쿠쿠쿠 웃기죠?”'그녀는 난감함을 웃어 넘겨 볼 생각에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그의 목소리까지 흉내내가며 말했다. 그러나 굳어 있는 그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 것 같았다.'“너 지금 장난해?”'그의 차가움은 더욱 커졌다.'“…….”'빛나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농담한 거 아니니깐 똑바로 대답해. 나랑 연애 하자고 했어. 난 여자가 필요해. 이 다리로 여잘 찾아다닐 순 없잖아?”'어린 그녀가 거절할까봐 불안함을 담고 있었기에 필요 없는 말들을 뱉어내었다. 빛나의 얼굴에는 그의 불안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미연과 헤어짐을 맞아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말을 해야 맞을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심장은 많은 긴장을 느끼며 움츠려 들었다.'“어린애라면서 어떻게 연애를 해요?”'알 수 없는 기분으로 우울했다. 목소리는 우울함이 실려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말속에 그녀의 마음이 실려가 버렸다.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다 큰 여자라고 우긴 건 너야. 네가 여자라는 걸 한번 보여 봐.”'그의 단조로운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빛나는 그가 정말 자신으로 하여금 화가 많이 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시선을 떨구고 생각에 잠겨있는 그녀에게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대답해.”'“사장님.”'차분하게 그의 눈을 바라보며 불렀다.'“…….”'그녀의 입에서 나올 말들로 긴장감을 느꼈다. 대답도 할 수 없어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그냥 화해하세요. 뭣 때문에 싸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과하심 금방 풀릴 거예요.”'“…….”'우혁은 금방이라도 폭발 할 것 같았다. 미연과 자신을 다시 엮으려는 것이 그를 열 받게 했다. 어쩜 저리도 태연하게 자신을 미연의 남자로만 대하는지 그녀의 말들이 화를 돋우었다. 그의 심장엔 거센 파장이 일었다.'“이미 끝났어. 내가 흥미가 떨어진 것이니깐. 넌 상관 말고 네 대답이나 해.”'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어 거친 목소기리가 새어 나와 버렸다.'“사랑도 없이 어떻게 연애를 해요?”'그녀의 말은 그의 심장을 날카롭게 쑤시는 것이었다. 자신도 아직 이 감정이 사랑이라고 확신 하지 못하지만, 사랑 없는 연애란 말은 그녀가 자신에게 한 톨에 감정도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끓어오르는 화에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그는 힘이 가득 담긴 눈으로 빛나가 있는 곳으로 몸을 움직였다. 겁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녀와 한 뼘도 안 되는 간격으로 마주 섰다. 그리고 섬뜩할 만큼 차갑게 말했다.'“사랑 없이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