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닦던 정하는 휴대폰 벨소리에 대충 입을 헹군 다음 얼른 밖으로 나와 폴더를 밀어 올렸다.'"여보세요?"'[은정하 씨 부탁합니다.]'꽤나 사무적인, 하지만 친절이 몸에 밴 억양의 여자였다.'"네, 전데요?"'[아, 네. 안녕하세요, 여긴 오리온여행사인데요. 이번 저희 아이디어 여행정보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정하의 입이 함박 벌어졌다.'"정말요?"'[네. 상품으로 특급호텔인 아리조나호텔 1박 숙박권이 지급되구요, 숙박권 수령하시려면 여행사에 들러주셔야 합니다.]'"당연히 가야죠!"'정하가 소리 지르다시피 대답했다.'호텔 숙박권! 숙박권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정하는 자동적으로 민수를 떠올렸다. 민수 씨하고 같이 가면 얼마나 좋을까.'[주민등록증 지참하시고 20일까지 오셔서 숙박권 수령하시기 바랍니다.]'"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정하는 전화를 끊고 쾌재를 불렀다. 이번 역시 감이 좋았다. 뭐, 경품 따먹기에서 감이 좋지 않았던 적은 없지만 이번은 유달리 감이 좋았다. 잠깐, 그런데 호텔 숙박권이라고? 1등 상품은 해외여행권이었던 것 같은데.'정하는 부리나케 노트북을 켜고 부팅될 때까지 잠깐 기다렸다가 오리온여행사 홈페이지로 찾아들어 가 이벤트 란을 클릭했다. 역시, 1등은 아니었다. 1등은 동남아 무료여행권이었다.'"아리조나호텔 숙박권은…… 2등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