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집요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시연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서둘러 욕실을 나왔다. 전화를 받는 시연의 얼굴은 곧 어두워졌다. ' “며칠 안 남으신 것 같아요. 선배.”' “……!”'' 시연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녀는 잠시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눈을 질끈 감았다.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 결국…… 그녀는 오래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된 엄마의 상태로 보아서 그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병마와 힘든 싸움을 하는 엄마는 가끔 정신을 놓고 그녀를 못 알아보고 헛소리를 하곤 했다. 누구세요……? 여긴 어디죠? 딸을 못 알아보고 자신이 왜 병원에 누워있는지 물을 때마다 엄마가 정말 다른 사람처럼 너무 낯설게 느껴져 시연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