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가는 붓끝으로 붉은 입술을 그려 넣는 양사이의 입에서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막상 풍성한 하렘바지와 보석이 박힌 촐리로 치장을 하고보니 같은 여자가 보아도 시엔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자신이 그처럼 공들였던 시엔을 주인이 아닌 왕의 품으로 들여보낸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정말 주인이 말한 것처럼 둘째 마님이라도 되어 손님을 모시는 것이면 좋으련만…….'멀쩡한 처녀를 둘째 부인이라 속여 왕의 방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분명 주인의 야심과 관련된 것이리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씁쓸해졌다. '언제나 주인의 마음에 따라 좌우되는 노예의 운명이란…….'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떨고 있는 시엔에게 뭐라고 따뜻한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서두르시랍니다. 양사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