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나, 누나!” ''다급하게 불러대는 동생 진석의 목소리에 진영은 스케치 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웬 일이야? 이 시간에." ''“좀 전에, 좀 전에…….”''뛰어 온 듯 숨을 헐떡이는 진석은 무슨 말인가를 하려했다. ''“빨리 말해.”''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진석을 올려다보던 그녀는 뒤에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뭐라고 했어, 지금?”''“매형, 매형을 봤다고.” ''힘이 든 듯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하는 진석을 향해 그녀는 곧장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그 인간을 봤다고? 어디서? 대체 어디서 봤어?”''“중요한 건 매형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잘 지내고 있느냐 하는 거 아니야?”''“주제넘게 훈계하지 마! 그 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그 인간 어디 있는 지나 빨리 말해!”''진영이 날카롭게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진석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걱정도 안돼? 벌써 집 나간 지 사흘째야.”''“그래서? 내가 걱정 따위를 왜 해야 돼? 자기 멋대로 날 버려두고 도망가 버린 사람이야! 근데 내가 왜 그 사람 걱정을 해야 하는 거니? 그 사람 잘 지내고 있다면 그게 더 말이 안돼! 그러면 내가 너무 억울해져!”''“정말 대단하다. 어쩜 그렇게 사람이 인정머리가 없어?”''“웃기는 소리 하지 마! 모두 다 내던지고 나간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야.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쓸데없는 소린 다 집어 치우고 준우 씨 어디 있는 지나 말해! 아니, 아니. 지금 당장 네가 가서 데려와.”''그녀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명령하듯 말했다. ''“내가 왜? 두 사람 문제에 더 이상 끼어들지 않겠다고 했잖아! 진심이야! 더 이상은 그러지 않을 거야!”“민진석, 너까지 골치 아프게 만들지 말고 냉큼 가서 데려와!”''피곤한 듯 소파에 도로 주저앉은 그녀는 계속해서 머리를 누르며 눈을 감았다.''“누나! 이런다고 문제 해결 안돼! 작정하고 자기 발로 걸어 나간 사람이 이렇게 쉽게 되돌아 올 것 같아?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에는 아마 돌아오지 않겠지. 그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건 당사자들뿐이야!”''진석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답답하기는 한지 한숨을 푹 내쉬며 자신의 머리를 헝클었다.''“억지로라도 붙들어 오라고! 너, 매형 걱정 된다며! 그러니까 친구들을 부르던 누군가를 부르던 강제로라도 끌고 오라는 말이야!”''“누나!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야? 어떻게 자기 남편을 그런 식으로 취급할 생각을 해?”''“난 그 인간 좋게 대접해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어!”''“그렇다 해도 이건 아니지! 매형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해?”''“내가 어떻게 알아? 사흘 내내 전화 한 통 없었던 사람인데! 넌 자꾸 나한테만 냉정하다, 모질다 그러는데 네 매형도 만만치 않아!”''“내가 매형 발견하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설마 그 사람이 매형일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어! 꼴이 말이 아냐. 완전히 세상 다 산 사람 같아서 봐 줄 수가 없을 지경이야. 어떻게 그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나 생각하니까 난 눈물이 다 나더라.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어? 그 정도로 절박했던 매형 심정 생각해 본 적 있냐고!”''진석의 말에 화가 폭발한 듯 진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