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태양 볕이 대지를 태워버릴 듯 작열하였다. '사천대 앞, 수많은 여학생들이 저마다 소란스러움을 쏟아내며 학교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끔찍하게 더운 8월의 날씨에 대부분 학생들의 옷차림은 최소한으로 가벼웠다. 그러나 그 사이로 걸어 나오는 지원은 목까지 오는 블라우스를 남김없이 채운 지나치게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J는 후텁지근한 차 안의 어두운 그늘에 앉아 점점 가까워지는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몇 장의 사진 속에서 보았던 모습보다 약간 더 마르고 좀 더 차분해 보이는 얌전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였다. '‘요새 아가씨 같지 않은 타입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