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마지막 단추를 풀고 한쪽으로 옷자락을 당기자 붕대가 감긴 그의 어깨가 드러났다. 소피아는 그의 넓은 맨 가슴에 흘끗 눈길을 주었지만 얼굴엔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로스는 그녀가 혹 매끈하게 털이 없는 남자를 선호하는지 궁금했다. 그녀의 연인은 금발에 시를 읊었다지…… 흥, 자신은 사티로스 못지 않게 거무튀튀하고 시라곤 단 한 줄도 기억하지 못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긴장되자 그는 불편하게 몸을 뒤챘다. 이불이 하반신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어선 남성이 불쑥 튀어나온 언덕을 만들고 있었으므로 소피아가 혹시 그쪽으로 눈길이라도 줬다간 쉽게 눈치챌 터였다.'붕대를 풀기 위해 한쪽 끄트머리를 찾으려고 그의 어깨 아래로 손을 밀어 넣은 그녀의 숨결이 돌연 불규칙해진 것을 그는 들었다.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부드럽고 향긋한 여자, 침대, 반쯤 벌거벗은 자신의 상태. 그의 지성은 원초적인 남자의 충동에 졌다. 빼앗고 소유하고 정복하고픈 욕구가 몸에 가득했다. 그는 거친 소리를 내며 소피아의 허리를 잡아채 침대 위로 끌어당겼다."'그가 반쯤 몸을 굴려 그녀를 덮치자 그녀는 숨을 헉 들이쉬었다.'"오…… 로스 경, 무슨……."'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으로 올라와 겁에 질린 새의 날개처럼 파닥였다. 밀어내고 싶었으나 그의 어깨가 덧날까 봐 걱정이 되었다.'"저…… 전 당신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그럼 움직이지 말아."'그는 목쉰 소리로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그는 그녀의 입술을 사로잡더니 가장 깊은 곳의 맛을 찾아 파고들었다. 처음 몇 초 동안 소피아는 마비된 듯했다. 그녀의 입의 섬세한 불길을 만끽한 그는 각도를 바꾸어 촉촉하고 부드러운 키스로 바꾸었다. 그녀는 신음하고는 거의 마법처럼 항복하여 그를 삼키고 싶은 것처럼 키스했다.'그녀의 풍성한 치맛자락이 둘 사이에 뭉쳤고 그는 초조하게 그 옷자락을 잡아당긴 다음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다리를 밀어 넣었다. 그의 가슴 위 검은 체모 사이로 그 아래의 근육을 찾는 그녀의 손가락이 느껴졌다.'그 단순한 손길이 그에겐 고통과도 흡사한 쾌감이었다. 굶주린 듯 로스는 입을 떼어 그녀의 목줄기에 키스한 다음 귀 아래에서 목과 어깨의 경계로 향했다. 그의 몸에 깔린 채 허리를 한껏 드는 그녀의 눈은 감겨 있었고 얼굴은 달아올랐다.'"누…… 누가 오면……."'"아무도 안 와."'그는 키스로 그녀의 신경을 분산시키면서 드레스 단추를 따라 손가락을 급히 놀렸다.'"누가 다가오면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거요."'그녀가 그의 몸에 깔린 채 헐떡이며 누워 있는 동안, 그는 그녀의 옷자락을 젖히고 슈미즈 리본을 당겼다. 그의 커다란 손이 무명 솔기 사이로 들어가 몹시도 부드러운 살결을, 연약한 젖가슴 곡선을 찾아냈다. 그는 여린 돌기가 장밋빛으로 단단해질 때까지 엄지로 문질렀다.'소피아가 그의 목에 얼굴을 묻자 다급한 숨결이 그의 살에 와 닿았다.'"로스……."'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그의 이름은 미칠 듯 자극적이었다. 로스는 그녀의 가슴 위로 고개를 숙였다. 분홍색 젖꼭지와 주위의 뽀얀 살결이 만나는 여린 경계선을 따라 혀끝으로 촉촉한 원을 그렸다. 조그맣고 뾰족한 봉오리가 진해지고 단단해졌으며 소피아의 온몸이 굳어졌다. 그는 그 꼭대기를 여유만만한 혀놀림으로 느릿느릿 핥아 그녀의 등을 더욱 휘어지게 했다.'"제발……."'그녀의 손이 그의 뒤통수를 감싸 아래로 끌어내렸다.'"제발, 로스."'"더 원하오?"'"네. 또 해 줘요, 아, 그래……."'그가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입 안에 넣자 그녀는 신음을 흘렸다. 그는 연달아 빨아들이며 자근거리고 한편 손가락으로는 단단해져 가는 다른 쪽 젖가슴 꼭대기를 지분거렸다. 소피아의 손가락이 그의 머리칼에 뒤엉켰고 그의 머리를 끌어올렸다. 그녀는 거의 충격적일 만큼 강렬하게, 마치 이 침대 위의 두 사람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키스했다. 그녀의 손이 그의 등을 헤매며 평평한 등판과 솟은 근육을 어루만졌다.'"소피아."'로스가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얼마나 오랫동안 외로이 당신을 기다려 왔는지."'그녀의 몽롱해진 푸른 눈이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치맛자락을 끌어올리는 것을 느끼고 동공이 수축되었다. 그는 그녀의 무릎 윤곽을, 스타킹을 고정하는 바싹 조인 가터를, 닳은 무명 속옷 가장자리를 찾아냈다. 그의 손바닥이 더 위로 올라가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닿았다. 곱슬거리는 수풀이 살짝 무명에 스쳤고 로스는 살며시 감쌌다가 복부의 곡선으로 이동했다. 그녀의 속옷 끈을 찾아내어 풀고 천 아래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녀의 살갗에 입을 대고 중얼중얼 달래며 손끝으로는 허벅지 사이의 촉촉한 삼각지를 따라 들어갔다.'"너무나 아름다워, 소피아. 너무나 달콤해…… 얼마나 부드러운지. 날 위해 열어 줘요. 그래."'조심스레 그는 부푼 살을 벌리고 살며시 그 사이를 쓸었다. 소피아가 그의 아래에서 움찔하자 그의 손이 그녀의 속옷 안에서 움직임을 멈췄다.'"아니, 아니."'그가 속삭였다.'"아프게 하지 않겠어. 허락해 주시오."'그는 그녀가 한 번 더 긴장을 풀 때까지 오랫동안 키스했고, 그의 손가락은 다시 그녀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이번엔 그녀도 거부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스치듯 키스를 퍼붓다가 귀로 옮겨가 여린 귓불을 잇새에 물었다.'"당신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그가 속삭였다.'그녀는 그의 손이 부드럽게 계속 지분거리는 동안 그의 목에 얼굴을 감췄다.'"네."'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눈물을 터뜨렸다.'갑작스런 감정의 분출에 그는 아연실색했다. 그녀가 겁을 먹었다고, 이번 경험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끝나리라고 생각한 모양이라 짐작하여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는 눈물에 젖은 그녀의 뺨에 입맞췄다. 그의 목소리가 안타까움으로 거칠었다.'"울지 말아. 기다렸으면 좋겠소? 괜찮아, 소피아."'그녀는 놀랄 만큼 세게 그를 꽉 껴안고는 대담하게 그에게 몸을 붙여 왔다.'"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 해요. 당장."'금빛 수풀이 다급하게 그의 손에 밀어붙여져 그를 달아오르게 하자 그는 절박한 신음 소리로 답했다. 입구에 손가락을 깊숙이 밀어 넣자 그녀의 젖어 든 몸이 그의 손마디를 조여 왔다. 소피아는 흐느끼고 꿈틀거렸으며 입은 그의 목을 뜨겁게 누르며 키스를 해 왔다. 그의 손가락이 허벅지 사이의 여린 살에서 빠져나오자 그녀는 항의의 외침과 함께 움찔했다.'"진정해요."'그가 속삭였다.'"느긋하게, 귀여운 사람."'"제발."'그녀가 신음했다.'"당신이 필요해요. 제발."'그녀 위에 자리를 잡는 그의 남성이 묵직하게 고동쳤다. 그는 한껏 단단해진 남성을 그녀의 곱슬거리는 수풀에 대고 밀어붙였고,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감에 따라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나한테 팔을 둘러."'그는 목쉰 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