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몇 조각이 아침의 전부였지만 엄마가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신선한 과일을 보자 군침이 넘어갔다.'“엄마는?”'“난 먼저 먹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너나 어서 먹어.”'시선을 피하는 걸 보니 드시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지금껏 거기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었지만 생각해보니 집안에서 음식 냄새가 사라진 것도 며칠 째인 것 같았다. 아마도 체중 조절 중인 자신을 배려하느라 일부러 음식을 하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까칠한 엄마의 모습을 보자 무척이나 속상했다.'“또 나 때문에 안 먹는 거지? 그러지 마, 엄마. 요즘 엄마 얼굴이 어떤지 알아? 체중 조절하는 나보다 더 살이 빠졌단 말이야. 꼭 어디 아픈 사람처럼 얼굴도 누렇게 뜨고.”'“너 때문에 안 먹는 거 아니라 계절을 타는지 입맛이 없어서 그래. 난 이따가 이모네서 먹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너나 어서 드세요, 따님! 그러다 잘하면 늦겠다.”'“헉!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