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이야기''''''“이 아이는 열 살을 채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꽤 유명하다는 의원의 말이었다. ''“죄송합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어쩌면 저리 똑같은 말을 하는 걸까. 대연제국의 유명하다는 의원들을 다 청했다. 저 멀리 북해, 서사막, 남쪽 만족의 의원들까지 청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오늘 이 의원과 같은 말을 했었다. ''“거참, 희귀한 일이로군요. 본시 인간은 음과 양의 기운을 같이 가지고 있지요. 양의 기운이 강하면 남자, 음의 기운이 강하면 여자. 태극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양 안에 음이 있고, 음 안에 양이 있지요. 하지만 이 아이는 일순간 양의 기운이 극해지다 다음 순간 음의 기운이 극해지지요. 극음과 극양이 번갈아 나타나니, 자연 음양의 이치를 담고 있는 몸이 견디질 못하게 됩니다. 지금은 아직 미미한 변화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격차가 커집니다.”''“진실로 방법이 없겠는가?”''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의원이 난처한 얼굴을 했다.''“전례가 없는 일이라서……. 만약 극음의 체질이었다면 극양의 영물로 치료를 해볼 수는 있겠지만 극음과 극양이 번갈아 나타나니, 약으로 그 기운을 일시 누른다고 해도 언제까지 누를 수 있을지.”''나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이 의원도 여느 의원이나 똑같이 방법이 없다고, 참으로 모지락스러운 말을 내뱉고 있었다.''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의원이 나갔다. 나가는 의원을 배웅할 생각도 않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의원도 환자의 가족들을 많이 대해본 적이 있는지라 불쾌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고 최후로 선고를 했으니, 어느 가족이 예의를 따질 것인가. 아마도 그리 생각하는 것이겠지. '청노(靑老)가 의원에게 돈을 주고 배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다른 의원을 찾는 건 이제 아무런 소용이 없는 듯 하다. 어찌하면 좋을까? 이 아이가 인간이기에 인간의 의원을 청했다. 본시 인간이 인간을 잘 알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