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침상에 남녀 한 쌍이 서로의 다리가 뒤엉킨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평온한 표정으로 잠에 빠져있던 여인의 얼굴이 악몽이라도 꾸는 듯, 갑자기 공포의 색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을 뚫고 온몸이 붉은 털로 뒤덮인 거대하고 사납게 생긴 수사자가 우렁찬 포효를 터뜨리며 쏜살같이 여인의 몸을 향해 돌진해 오는 것이 아닌가!''“아악!”''너무나 무섭고 끔찍한 광경에 여인은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르며 번쩍 눈을 떴다.''“꿈이었구나. 무슨 꿈이 이렇게 요상할꼬.”''가쁜 숨을 몰아쉬며 여인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며칠 후.''앙칼진 목소리로 다그치는 여인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리고 있었다.''“무엇이라고? 태기가 있다니. 분명히 아기를 생산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하지 않았더냐?”''“그 어르신의 비방으로 아기를 잉태한 여인은 지금껏 한 명도 없었사옵니다. 소인도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사옵니다.”''대답하는 사내의 목소리도 의문에 차 있었다.''“빨리 조치를 취하거라. 절대로 아기가 태어나게 해서는 아니 되느니라.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하루속히 다른 방도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 그리 일러라.”''야음을 틈타 은밀하게 왕궁의 담을 넘는 그림자가 있었다.''그 그림자는 약 한 시진 가량을 쉬지 않고 달려 도성 밖, 작은 숲 속에 당도하였다. 그러자 어두운 숲 속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 사람이 뛰쳐나왔다.''“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그림자는 인사를 하는 사내를 향해 속삭이듯이 작은 음성으로 물었다.''“미행하는 사람은 없었겠지?”''“염려 마십시오. 저희들 모두 따로 움직였으니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였을 것입니다.”''사내의 확신에 찬 말에 그림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당부한 마차는 준비되었는가?”''“네! 저를 따라 오십시오. 호위무사들이 기다리는 곳에 가시면, 준비된 마차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그림자는 사내를 따라 곧장 어둠 속으로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