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가지고 행복을 살 순 없지 않을까요. 그렇게 쥐어진 행운이 어쩌면 누군가에겐 아킬레스건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그 순간 들고 있던 핸드폰에서 벨소리가 흘러나왔다. 액정에 뜬 이름으로 우정이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이온이구나!”'[죄송해요, 어제 전화 주신 거 늦게 확인했거든요. 무슨 일 있으신 건 아니시죠? 참, 저도 있다가 전시회장에 들를게요. 그 사람과 같이요.]'“어? 누구…… 제갈근 사장 말하는 거니?”'[아, 네. 교수님! 저 그 사람과 사귀기로 했어요. 이젠 도망치지 않으려고요.]'왜일까, 이온의 말을 듣는 순간 우정이의 들떠 있던 가슴이 조금씩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 확신도 없는 일이지만, 그렇지만 왠지 이 아이가 옆에 있어 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버렸다. '“응, 그래, 그래 주면 고맙지. 그런데 며칠 전 제갈 사장 왔을 때는 상심이 아주 커서 어떻게 된 건가 했더니만, 아무 일도 아니었구나.”'[아무 일은 아니고요. 그 사람이 마지막을 함께 해 주어서인 것 같아요. 어느 누구도 헤집으려 하지 않았던 일을 그 사람이 시작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전 끝내지 못한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었고요.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아마…… 조금은 미워했을 것 같아요. 노근 그 사람도, 그리고 저 자신도. 참! 교수님은 어떻게 되셨어요? 함께해 주셨어요?]'“응…… 하려고 해. 그런데 이온아! 다시 시작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지?”'[뭘 걱정하세요. 교수님 사랑을 기억해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으실 거면서, 그 사랑을 다시 시작해도 될는지 아닌지는. 하지 않은 후회는 하고 나서의 미련보다 좀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는 걸 교수님도 알고 계시잖아요.]'“정말 너란 아인……. 우리 이온이 행복하니?”'[네, 행복해요. 아주 많이요.]'“예뻐. 언제나 봐도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