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질이와의 만남''''''“이런 씹탱구리들, 누가 납치를 하라고 했어.” ''퍽퍽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덩치들이 하나 둘 픽픽 쓰러졌다. 거대하게 앞을 가로막고 있던 커다란 몸집들이 쓰러지자 앞이 환해졌다. 나는 눈을 똑바로 뜨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떻게든 소리를 질러 반항하고 싶었지만 입이 헝겊으로 꼭꼭 막혀있어 속으로만 메아리칠 뿐이었다. 결박당한 채 묶여있는 손과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폭력이 오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덩치들에게 살풀이를 하듯 주먹질을 하던 남자가 바닥에 침을 퉤 뱉으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다가오는 위압감이나 풍기는 분위기로 봐서는 나를 끌고 온 집단의 우두머리인 듯 했다. 하얀 피부에 조직폭력배의 두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곱상하게 생긴 그 남자가 내 얼굴을 한번 훑어보더니 다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사실 상황이 이 정도 되면 나는 불안과 공포로 벌써 기절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공포까지의 감정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그 집단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냉정하게 부하들로 보이는 무리들을 쏘아보던 그가 다시금 그 예리한 눈빛을 나에게 돌렸다.''주위는 숨 막히도록 먼지가 날리는 낡고 어두컴컴한 창고였다. 각목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다가 갑자기 나타난 뺀질이 같은 생김의 우두머리는 연신 침을 뱉어가며 사나운 시선을 보내왔다. 그런데도 겁이 나지 않는 데에는 사실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를 납치해온 저 이상한 집단들의 약간 이상한 행동들 때문이었다. ''잠시 내가 납치를 당하던 그 순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 보기로 한다.''“빡빡아, 아무리 그래도 납치를 하면 쓰겄냐?” ''그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석에 앉아서 속닥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당시 나는 갑자기 납치된 상태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두려움을 내리 누르며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어쩔수가 없었당게. 홍길동처럼 동서로 번쩍하며 몸을 피하는 그 씹새한테 경고를 하는 방법으로는 이게 딱이여. 방법이 없당게.”''“그랴도 내는 납치는 싫은디.”''납치된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나는 그들의 상태를 조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절대 무시무시한 조직폭력배의 간담이 서늘한 대화가 아니었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덩치가 말했다.''“내도 싫구마. 그래도 이왕지사 납치를 했응게 그럴듯하게 묶어야 쓰겄는디.”''“나가 영화를 보니까 입도 막는 것 같던디. 어디 수면제는 없냐?”''그가 다른 덩치에게 정말 수면제를 찾듯이 묻자 앞에 있던 덩치가 애석하다는 표정으로 수면제가 없음을 한탄하며 대답했다.''“영화대로 할라문 머리카락을 잘라서 경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제.”''“근디 야 머리가 너무 짧지 않냐? 그건 포기해야겄다.”''내 머리카락 길이를 살피며 지속되는 대화를 들으니 저절로 한숨이 세어 나왔다. 상황이 이쯤 되니 자연 눈물을 흘리고 있어야 할 인질인 나는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고, 무시무시한 납치자가 되어야 할 그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구석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근디 납치를 했으믄 연락을 때려야 하지 않냐. 야그 애비한테 폰 때려보아.”''여전히 계속되는 대화에 귀를 막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결박당한 상태였다.'''''''■ 내가 어딜 봐서 남자야?''■ 내 인생의 태클 스타트''■ 눈앞에 펼쳐지는 야동의 몸부림''■ 야동의 충격, 그 이후''■ 뺀질이에게 다가가다.''■ 뺀질이와의 극히 정상적인 데이트''■ 극히 정상적인 데이트 - 일 났다.''■ 나는 지난 밤 부민이와 뺀질이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삐뽀삐뽀 뺀질이 얻어터지다''■ 열혈부민, 산업전선에 뛰어들다''■ 쏘가리 맨의 출현''■ 부민이 인생 최대의 태클''■ 뺀질이와 쏘가리의 격돌''■ 니가 소중하니까''■ 뺀질이 아저씨의 슬픈 고백''■ 그가 나에게 불어넣어 준 것은''■ 스페셜 단편 - 뺀질이 아저씨의 시각으로''■ 돈 좀 꿔 주세요''■ 니가 좋아''■ 쏘가리를 정리하면서''■ 이 안에 뺀질이 있다''■ 그녀의 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