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정말로 나를 호위하던 호위무사들을 모두 당가의 미약으로 잠재운 게 사실이냐?”'“그,그러하옵니다. 마마님……소인은 마마님같이 아리따운 사람을 지금껏 만나 본 적이 없었사옵니다. 마마님은 첫눈에 소인의 마음을 훔쳐 가셨사옵니다. 이런 마음을 품으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제 마음을 소인도 어쩌지 못하여 이리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죄를 물으신다면 소인 달게 받겠사옵니다.”'“그래? 무엄한 놈! 당장 너의 죄를 물어야겠으니 이리 가까이 오너라!”'현비의 목소리가 냉랭하니 위엄 있게 들려왔다.'당소진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내디뎠다.'‘이거 태경이놈 생각이랑 틀리잖아. 얼씨구나 좋아하는 게 아니라 화가 난 것 같은데……이러다가 제명에 못 죽는 거 아닐까?’'걱정스런 마음을 숨기고 당소진은 천천히 다가갔다.'“네 이놈! 네 놈은 중죄인이니라. 벌을 내려야겠으니 좀 더 가까이 오너라.”'당소진이 현비의 코앞까지 왔을 때였다. 싸늘한 표정으로 당소진을 바라만 보던 현비가 갑자기 당소진에게 다가들면서 그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으헉, 이 여자가 왜 이래!’'당소진은 너무 놀라 딸꾹질이 나올 지경이었다. 일단 첫 단계는 태경이 가르쳐준 대로 현비에게 마음이 있다는 듯이 계속 눈짓을 하며 황홀한 듯한 눈을 보냈다. 현비의 처소에 좀 전에 화미남 모두 초대를 받았는데 모두 돌아가고 현비가 당가의 의술이 남다르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당소진에게 진맥을 받을 일이 있으니 당소진만 남으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당소진이 결정적으로 감시하는 눈길을 모두 당가의 미약으로 잠재웠다는 전음을 듣자마자 현비의 반응이 이렇게 달라진 것이다.'“마, 마마……너무 서두르지 마십시오. 바, 밤은 이제부터이옵니다.”'‘어떡하지? 어떡해야 되는 거야? 이다음엔 이 여자를 어째야 하는 거냐구! 이놈은 아까까지 전음으로 가르쳐 주던 일을 왜 안 하는 거야! 지금이 제일 필요할 때인데 전음을 안 하고 뭐하는 거야!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거 아냐!’'맞았다. 태경은 당소진에게 처음부터 유혹 작전을 시작할 때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줬지만 본인도 다 알고 있다고 큰소리만 쳐서 골탕을 먹이려고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었다.'[야! 태경아, 뭐해!]'[제가 그만큼 가르쳐 드렸으면 이젠 형님이 알아서 하셔야지요. 요릴 거의 제가 다해드렸는데 먹는 것도 제가 도와 드려야 합니까?]'“어휴, 역시 내 짐작대로 순진하니 귀엽네. 여자 경험 없지?”'“무, 무슨 말씀을! 제, 제 나이가 몇인데 그런 말씀을…….”'[야, 어떻게 좀 해봐! 내가 먹히게 생겼다.]'[아 글쎄, 먹히든 먹든 총각인 형님이 손해날 게 뭐있습니까! 제가 그만 빠져 드리는 게 도린 것 같은데.]'“호호호……어휴, 이 근육 좀 봐! 너무 단단하다.”'현비가 당소진의 가슴에 손을 불쑥 넣더니 쓰다듬기 시작하더니 손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안 돼! 가지 마! 그래, 나 동정이다. 무공에만 미쳐서 여자하고 담쌓고 지냈다. 됐냐! 이노무 새끼! 형님에게 꼭 이런 말을 들어야 속시원해지냐!]'[에? 동정씩이나? 큭큭큭…… 그것까진 말씀 안 해주셔도 되는데…….]'어쩔 줄 모르던 당소진이 갑자기 현비의 손을 잡더니 반대로 현비를 벽으로 밀어붙였다.'[형님, 여자에게 선수를 뺏기면 안 됩니다. 현비하고 위치를 바꾸세요.]'이런 태경의 전음 때문이었다.'“어멋, 이 박력! 너무 멋있어. 흐흥.”'현비가 콧소리를 내면서 당소진에게 더욱 바짝 안겨왔다.'[야, 이 여자 어떡하냐? 문어처럼 찰싹 더 달라붙잖아.]'[……그게……전……여자를 유혹해서……달라붙게 하는 건 잘해도……떨어지게 하는 건…….]'[야, 야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이러면 말이 틀리잖아.]'태경이에게선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야! 야! 제갈태경!]'당소진은 다급하게 태경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