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흉터'''' 신관장은 기력이 쇠한 몸을 편안한 의자에 기대고 앉아 눈을 감고 시를 읽는 것 같은 젊은 신관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차분한 신관의 목소리는 곧 끝났다. 그러나 감겨 있는 신관장의 눈꺼풀은 보고하는 젊은 신관의 목소리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떠지지 않았다. ' “……신관장님?”' 의아하게 생각한 신관이 조심스럽게 부르자 그제야 신관장은 눈을 떴다. 부쩍 피로가 쌓인 표정으로, 신관장은 보고를 올린 신관을 보며 미소지었다. ' “수고했네.”' “아, 아 예.”' 평소보다 절반쯤은 생기가 사라진 것 같은 신관장의 모습에, 젊은 신관은 치하받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 “그래. 진서님이 결국 파나엘로 가시는군.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역시 폐하도 약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게군. 그런데, 내 재량으로 신관을 선별해 보내달라 하시면서 진서님이 특별히 다른 말씀은 없으시던가?”' 신관장의 지적에 그제야 신관장의 모습에 정신이 팔려 잊고 있던 어린 전령의 신신당부가 생각났다. ' “예. 있으셨습니다. 신학에 조예가 깊으며 대신전의 대표로 가기에 부족함이 없을만한 분이었으면 더 좋겠다고……이 말씀을 꼭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예상했던 대로의 말이었다. 신관장은 의자 안쪽에 몸을 깊숙이 묻으며 진서의 생각을 짐작해보았다. 파나엘에도 주신의 신전이 있기는 하지만, 대륙의 힘을 양분하는 대제국의 황제가 즉위하는 데에는 대신전의 축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령이 파나엘 황제의 즉위식에 참석하면 대신전에서 굳이 신관을 보낼 필요는 없다. 전령은 그 자체로 신의 영광을 증명하는 존재니까. ' 진서는 자신이 파나엘로 가면서도 대신전의 신관들 중 한 명을 추가로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그것은, 즉. ' “진서님은 레스티안 쪽에 선 사람이 되시겠다 이거로군. 그렇다면 어느 정도는 마음을 정하신 거라 생각해야 하나.”' 신관장의 혼잣말에 아직 정세에 어두웠던 젊은 신관은 조용히 고개만 숙여보였다. 신관장은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 “대표로 보낼 신관은 생각해보겠다 전하게. 그리고 대표를 보조할 신관으로…….”' 신관장은 잠시 말을 끊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견습 신관 키리엘을 보내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