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라는 건 간혹 얼토당토않은 오해로부터 비롯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는 속담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소문이 가장 무성한 곳은 우리 이웃이 아니라 바로 연예계라 불리는 새로운 이상향이었다.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로또보다는 현실성 있는 대박의 꿈을 꿀 수 있는 곳. 부러움과 질시 동경 괴리감 안타까움 등의 복잡한 감정들에 둘러싸여 ‘누가 그랬다더라.’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곳이었다. 인터넷 뉴스의 가장 많은 클릭 수와 댓글 수, 연일 쏟아지는 낚시 기사들까지 연예계의 인기를 실감나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요 몇 년 그런 소문을 가장 많이 몰고 다니는 톱스타가 있었다. 아시아를 들썩이게 하는 배우 한류스타 마진이 바로 그 소문의 진상이었다. ' 그가 요즘 들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국내 톱스타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점이지만, 그건 표면상일 뿐, 확실한 증거가 없는 무성한 악성 루머 때문에 수많은 안티 팬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위태로운 정상에 있었다. 스캔들이라 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자잘한 뒷소문들이 늘 따라다녔는데, 복잡한 여자관계와 불친절한 말투로 유명했으며 인기 믿고 막 나간다는 소문 또한 자자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마이 페이스’ 스타일을 개그코드로 받아들였고, 덕분에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몰이를 하다가 ‘진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 그로 인해 한동안 국내에서 진상이라는 조롱을 많이 받았지만, 본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지, 일본 팬들이 여전히 그렇게 부르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 한류스타 마진, 기자들에게 언제나 좋은 기사거리를 제공해 주는 고마운 스타. 그가 돌아 왔다. 일본 일정을 모두 끝내고 일 년 만에 한국에서 활동을 재기하게 된 것은 영화 <검은 바다>의 촬영 때문이었다. 몇 년 동안 연이어 여러 개의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영화 활동은 당분간 접겠다고 선언했던 그를 돌아오게 만들었으니 <검은 바다>와 마진에게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터지고 있었다. ' 마진의 귀국을 맞이하느라 인천공항은 인산인해였다. 사방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고 팬들과 기자가 뒤섞여 시끌벅적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일반 승객들은 그 요란함과 쏟아지는 시선에 흠칫 놀라 뒷걸음질 쳤다가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후 그들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의 남자가 입국장에 들어섰다. 일반인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에 선글라스로 가리긴 했지만 날렵한 각을 가진 인상적인 턱선과 매끈한 콧날, 그리고 우월한 몸매를 살려주는 뛰어난 패션 감각은 한 눈에 그가 마진임을 알 수 있게 했다. ' “마진 씨, 여기 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