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ㅡ.”'깨질 듯한 두통과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듯 타들어가는 갈증은 그를 더 이상 잠들지 못하게 했다. 재준은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물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은 자신의 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헉!”'그러다 자신의 옆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여자를 발견하곤 자신도 모르게 비명 소리가 나오려는 걸 한 손으로 재빨리 막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들어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 여자가 누구인지, 왜 자신의 곁에서 벌거벗은 채 잠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설마 하는 마음에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을 들춰 자신의 몸을 바라봤다.'‘마, 말 도 안 돼.’'그녀만 알몸이 아니었다. 자신 또한, 알몸이었다. 충격을 받은 재준은 자신이 왜 이 충격적인 공간에 있어야 하는지 기억을 떠올리다 얼굴을 또다시 찌푸렸다. 심한 통증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기 때문이었다.'잠시 후, 그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떠올리기 시작했고 그의 뇌 속에 그려진 퍼즐 놀이가 하나씩 맞춰져 갔다. 고통스럽게.''“정말 안 되겠습니까? 자주 해달라는 말은 아닙니다. S&R 푸드야 워낙 명성 있는 레스토랑이니 이런 홈쇼핑 방송에 나오지 않아도 판매액에는 별 지장이 없겠지만 그래도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이벤트성으로 나와 주시면…….”'“죄송합니다. 솔직히 이번 방송도 계획에 없던 방송이었습니다.”'“네? 그럼 어떻게…….”'“사촌 여동생이 그린 홈쇼핑의 쇼핑 호스트고 이번에 저희 상품의 MD를 맡은 윤지수 씨가 저에게 특별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잡은 방송이었습니다.”'“아ㅡ, 그러셨군요.”'“네. 하지만 앞으로 저희 S&R 푸드가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 한 번은 게릴라성 이벤트로 통과가 됐지만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를 본사에서 수용하지 않을 겁니다.”'“네, 알겠습니다. 괜히 번거롭게 해드린 것 같네요.”'“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