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녀의 이름은 여지인! 올해 스물 세 살이다. 아주 평범한 집에, 아버지는 선생님 어머니는 조그만 화장품 가게를 하신다. 지인은 항상 자신이 조금은 특별한 그런 아이이기를 꿈꿔 왔다. 현실은 냉혹하게도 그녀만이 형제들과 달리 아주 평범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오빠 둘에 언니 하나 그리고 남동생이 하나있다. 그사이에 끼어서 그녀는 늘 구박 덩어리였다. 그들의 유전자는 그녀보다 특별해서 항상 톱이었다.'지인은 그들보다는 많이 모자란다. ‘전국에서 알아주는 출중한 인재들이라…….’'뒤지지 않으려, 공부는 지인의 다른 언니 오빠보다 서너 배는 했을 것이다. 그들과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보이려면 이렇게라도 노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그래도 서울에서 꽤 알아주는 대학에 겨우겨우 턱걸이로라도 들어가서, 올해 졸업반 그래도 학교 이름 덕에 졸업 전에 꽤 이름 있는 회사에 취직이란 걸 했다. '고로 지인은 오늘 축하 파티를 할 생각이다. 그것도 혼자서. 친구들에게 전화했다. 지인이가 한턱 거하게 쏜다고……. '경란 왈. '“야! 여지인 넌 취직했어도 난 아직 졸업 시험도 안 끝났어! 이게 어디서 배부른 소리야…….” '사시 준비 중인 현희는 더 심했다. '“이게 너 누구 염장 지르는 거야! 잠잔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 사람한테 쏘긴 뭘 쏴! 너 내 시험이 언젠지 알기나 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기도 서운해서 모처럼만에 쇼핑 이란 걸 할 생각이다.'취직이란 게 좋긴 좋은 건가보다. 자신이 기억하는 한 엄마에게 용돈이란 걸 받은 적이 없다. 항상 자신에게만 무관심하던 엄마! 생전 처음으로 용돈이란 것을 받았다. 출근할 때 입을 옷이나 사 입으란다. 그래서 지난번 잡지에서 봤던 알싸한 원피스를 사러갈 생각이다. 날이 날이니 만큼 오늘은 욕실에 들어가 몇 배 공을 들였다. 욕조에 물 받고 생일 선물로 받았던 입욕제도 풀었다. 평소에는 아까워서 못 쓰다가 오늘 첨 쓰는 것이었다. 향기가 죽였다. 자신의 몸에 향기가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욕조 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공주가 된 듯 한 기분이 들었다. 키득키득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평소보다 삼십분은 더 공들여서 치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잡지에서 보고 꿈만 꾸었던 디자이너 선생님 원피스를 살 생각 이었다. 머리가 떨어지는 관계로 알바는 꿈도 꾸지 못하고, 평소에 돈이 없는 관계로 이때 아니면 언제 입어 보겠냐고 생각했다.'하여튼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워낙에 길치라 인터넷을 뒤져서 약도를 보았지만, 못 찾을 게 뻔하다. 지하철 타고 가까운 역에 내려 택시를 탔다. 역시 매장 입구부터 고급스럽다. 바닥은 미끄러지면 자신 같은 애 머리 깨기 딱 좋을 만치 반들거렸다. '‘에그 가뜩이나 구두 신었는데…’'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쁜 언니랑 꽃미남이 맞아 준다.'“어서 오세요.” '“저기요 지난달 잡지에 났던 원피스인데 사고 싶어서요.”'“아 그거라면 딱 한 벌 남아 있는데 이쪽으로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