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세상에, 그 이안 폰 그린이……! 교복 입은 여고생한테 프렌치 키스를 하고 있다!

이안과 지아, 그리고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의 학생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그들의 대학생활은? 나오미와 이안의 첫만남은 어땠을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외전에서 만나보세요!

멀리서 보내 온 편지

읽으면 눈가에 맺혀

흐르는 별빛으로 젖어드는 뺨

죽어서 밤하늘로 되돌아간

영혼들은 우주에서 미아가 되고

오직 눈물만 비처럼 스며

곤히 잠들지 못하는 마음

바람이 지나며 달래어 줄까,

오래 전 가사를 잊어버린 노래로.

2. 작가 소개

빈즈(Beans)

취향에 맞는 책을 찾고 찾다, 어느 날 아예 직접 글을 써버리기로 결심, 웹 연재게시판에 첫 글을 올린 후 3년간 꾸준히 집필한 소설이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Saint Louie Academy)’이다.

개인적인 욕심에 시작한 글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개인지 제작과 eBook 발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쓰고 싶은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면 언제라도 글 쓰는 즐거움을 다시 누리고 싶다.

현재는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삶의 소소한 낙이다.

▣ 출간작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 마르시아나의 열쇠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특별외전

3. 차례

#세인트 루이 유치원

#짧은 외출

#잊혀진 귀공자

#추억이 사는 나라

#연과 나비

#태양의 아들, 바람의 딸

#A Happening

#2인자

#웨스틴튼 살인사건

#그들의 크리스마스

#Only One

#Frozen

#피그말리온

#캠퍼스의 백작님

#엠페러 궁에서 아침을

#친애하는 형님께

4. 미리 보기

거친 키스가 입술 사이로 파고들었다.

오로지 복수심으로 가득한 입맞춤이었다. 무자비한 움직임이 입 안을 날카롭게 헤집었다. 누구에게도 내준 적 없었던 영역이, 밀려드는 감각에 얼얼해졌다.

사랑이 없는 키스가 이토록 달콤하다니…….

어지러운 어둠 속에서 단테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게 전부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가냘픈 손가락들이 나타났다. 얼굴을 간질이던 손가락들은 어느 샌가 셔츠 칼라 안으로 스멀스멀 기어들어갔다. 여전히 입술은 그녀에게 내맡겨져 있었기에 그는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단추들이 능숙한 손놀림 아래에서 차례차례 풀려 나갔다. 어둠에 드러난 어깨가 시려 흠칫한 순간, 셔츠가 발 아래로 떨어졌다. 그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 그가 유디트를 밀쳐냈다.

“유디트, 더는 도저히…….”

“그만두고 싶어?”

벨트의 버클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로 물러나는 발에 벗겨진 셔츠가 걸려 단테는 그대로 쓰러졌다. 푹신한 매트에 그의 등이 닿았다. 유디트가 웃음을 지었다.

“그만두면 후회할 텐데.”

아니라고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눈앞에서 그녀가 하나씩, 하나씩 걸친 것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블라우스와 스커트, 귓불에 달려 있던 보석들이 허물을 벗듯 떨어져 나갔다. 이제 그녀는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실크 슬립 한 장만 걸친 채였다. 사방에 흩어진 유리조각이 빛을 반사해 살갗과 머리칼이 반짝이고 있었다.

붉게 물든 새하얀 발이 단테에게 다가왔다. 차가운 팔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등을 끌어안더니, 육감적인 몸을 한껏 기대 왔다. 금빛 머리칼은 치렁치렁 늘어져 그의 목과 어깨를 휘감았다. 그는 가슴을 부드럽게 짓누르는 감촉에 숨이 막혔다. 두 심장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건 그 얇디얇은 속옷 한 장뿐이었다.

단테는 주먹을 그러쥔 채, 그녀를 느끼지 못하는 척 가장했다. 모든 감각과 경험을 압도해 오는 자극 앞에서, 소용이 없는 줄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학생회장님?”

“…….”

말아 쥔 손가락 안으로 그녀가 자기 손을 밀어 넣었다. 오래지 않아 그의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조금이라도 유디트를 상처 입히는 일을 그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고, 아무렇지 않게 이용할 수도 있었다.

“약속대로 하지 않으면 소리 지를 거야.”

“유디트, 제발…….”

“다들 이걸 보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괴물 같은 내 동생이 만든 상처를 보면……?”

그녀가 웃으며 손을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단테는 입술을 깨물었다. 몸 깊은 데서 우러나는 신음이 목구멍 안쪽을 태우고 있었다. 유디트는 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설마 나란히 퇴학당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맨살 위에 그녀의 가칠가칠한 두 다리가 닿았다. 멍들고 찢어진 자리가 쓰릴 텐데도 그녀는 아프지 않은 듯했다. 멀리서 단테는 자신의 남은 옷이 침대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유디트는 서로의 다리를 얽은 채 그의 손을 가까이로 가져왔다. 그리고는 속삭였다, 애처롭게.

“안아 줘, 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