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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지 않는 남편을 향한 심청의 사랑 투쟁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쭈욱!

“민심청, 네 주제에 감히 어디서 나 같은 킹카 서방님을 얻냐. 축복받은 인생에 감사하고 이 방님 더욱 잘 받들어 모셔라! 네가 얼마짜리 빚덩이인 줄 늘 잊지 말고 상기해서 날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네 의무임도 잊지 말고.” - 유신

“어우, 이 인간 말하는 거 보시게. 야, 나는 뭐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한 건 줄 아니? 나처럼 남편한테 잘하는 여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허구한 날 밉다고 구박하면서 만지기는 왜 만지는 건데!” - 심청

알콩달콩 아웅다웅, 결혼이 이렇게 힘든 줄은 꿈에도 몰랐잖아!

▶ 잠깐 맛보기

“민…… 민심청…… 너, 너 지금 뭐라고 했냐?”

“내가 너한테 뭐라고 했니? 아, 우리 아기한테 하는 이야기 들었나 보구나. 엄마로서 조언 좀 해 줬어.”

“아기?”

유신의 눈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돌출되었다. 두 눈을 한참 동안 껌뻑거리더니 서서히 심청의 배로 시선을 옮겼다. 심청이 자신의 배 위에 손을 얹고 살살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더니 호흡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두 눈은 심청의 배에서 떼지 못한 채.

그래, 그렇게 질린 얼굴 할 줄 알았어. 곧 내 멱살을 잡고 병원으로 끌고 가겠지만 천만에. 이번엔 나도 안 져줄 거야. 절대 못 져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심청은 살짝 몸을 돌렸다.

“그래, 아기. 강유신, 너 곧 아빠 된다.”

“아…… 빠?”

유신의 얼굴이 이번엔 아예 기절할 것처럼 하얘졌다. 이미 예상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심청은 서운한 마음에 양껏 유신을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며칠 전 홀로 충격받고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이 억울해서 더욱 세차게 눈을 흘겼다.

“미리 말해 두는데 이 아이 나 혼자 만든 아이 아니야. 내가 동정녀 마리아도 아니고, 물론 내 인격은 그만큼 충분하지만 난 너랑 결혼했으니까 동정녀는 될 수 없지. 솔직히 이 아이를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도 고민 중이긴 해. 사이 나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얼마나 행복하겠니? 거기다 자기를 뭐 하러 낳았냐고 따지기라도 해 봐. 네 성격에 걔 가만 놔두겠니? 어차피 최종 선택은 내가 하겠지만 애 낳고, 몸매 망가지고, 살림하랴, 학교 마치랴 이것저것 생각하면 낳지 않는 것도 현명할 것 같아. 너도 그걸 바랄 거고. 그렇지만 만들긴 분명 우리 둘이 만들었는데 나 혼자만 아파가며 수술하는 것도 억울할 것 같아서 아직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 네가 아이를 지우길 바란다면…….”

“야! 민심, 청…….”

▶목차

1장~21장

에필로그

* 이 전자책은 2005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청실홍실〉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