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늘 함께 있는 순간에는 이렇게 부른다. 그가 여전히 자신을 놓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간사한 심장은 안도했다. 얼마나 치사한 논리던가! 자신은 놓겠다고 다부지게 외쳐놓고 상대방에게는 계속 한결같은 사랑을 바라다니.
“왜 내 기분까지 당신이 신경 쓰는 거지?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나?”
욕심은 그랬다. 그의 말처럼 계속 곁에 두고 오래도록 그의 품 안에 안기고 싶었다. 그녀라고 왜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삼십 대 중반에 비로소 사랑의 서글픔과 쓴맛을 알게 되지 않았던가!
“사라져 줄까? 간단해.”
욱씬, 날카로운 비수가 심장에 박히더니 한 바퀴 휙 도는 것만 같은 통증이 몰려왔다 사라져 버린다. 생각은 했었다. 그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 혼란스러움이 거품 빠지듯 재빨리 수습될 것이라는 생각. 하지만 정작 본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걸 듣는 건 죽도록 참담했다. 그것은 깊고도 둔중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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