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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리릿.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왔다!’
그가 드디어 돌아왔다. 도연은 급격히 올라간 심장박동수를 느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다.
끼익, 쾅! 끼익, 쾅!
일층에 있는 네 개의 방들이 하나씩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났다. 도연은 현관에서 가장 멀고, 주방에서 가장 가까운 방을 썼기에 순서로 따지자면 가장 마지막 방인 셈이었다.
방문이 열렸다 곧 닫히는 소리로 보아 그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도연은 그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어떡해! 날 찾고 있어!’
그녀는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오금이 슬금슬금 저려왔다. 점점 피가 말라갈 무렵 드디어 그녀의 방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꿀꺽.
거실에 켜진 불빛 덕에 그는 검은 그림자처럼 방문 입구를 가득 채웠다. 지금 이 순간 천둥번개라도 치면 기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불 속에서 그녀는 덜덜 떨며 그가 조용히 나가 주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한 번 열린 방문은 쉽게 닫히지 않았다.
저벅저벅, 그가 걸어왔다.
“아줌마.”
“…….”
아까는 ‘도연 양’이라고 친근하게 말하더니 사람들 없다고 곧바로 본래의 호칭으로 돌아왔다.
“일어나.”
그리고 경고하듯 말했다.
“…….”
침묵, 그녀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자는 척하는 거 다 아니까 좋은 말할 때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