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현의 언니인 시우의 정혼자, 모 방송국 피디, 이선우.
그는 명품형 인간이라는 발칙한 발상으로 만천하에 안 교수 가족의 일면목을 터트렸고,
그 이야기를 들은 신세연 (남주 어머니) 회장의 술수에 의해서 시현이 민며느리가 되어지는 이야기이다.
강석준은 현대적으로 으리번쩍하게 지어진 초 현대식의 집에 사는 사람으로 조상대대로 만석지기로 부유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그 집안은 돈복이 떼굴떼굴 구르는 집안이었으나, 다른 복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없는 집이었다.

얼마나 박복한지, 어머니 신 회장은 남편을 젊어서 일찍 여의고 큰 아들은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삼형제만 덜컥 남겨놓고 교통사고로 죽으니...... 거기다가 갓난 아기는 골골거리면서 곧 죽을 것처럼 약하기만 하고.......

남의 손으로 자신의 자식들을 다 키운 신 회장이 어찌 손주를 키우리요.
그녀는 어느 날 모 방송국 아나운서가 명품형 인간들에 대해서, 그들이 얼마나 복이 많은지, 그들의 집안으로 들어온 며느들조차도 그 복이 전이 되어 얼마나 잘 되어지는지를 침을 튀기며 칭찬하는 것을 듣고는 어떤 술수를 계략하게 되는데...... 사업적인 수완으로 밀어붙이는 그녀.

꼬맹이 시현은 희생양처럼 돈복은 철철 넘치나 다른 복이라곤 쥐뿔도 없는 석준의 집안과 얽히게 된다.

석준이가 조숙한 시현의 속을 얼마나 박박 긁으며 철없는 짓을 엄청 하면서도 때론 어른 대접을 대놓고 요구하는 그런 남자, 그 남자의 예비 마누라가 되면서 겪게 되는 시현의 시련과 고난의 삶을 펼쳐놓은 이야기입니다.


[본문 중에서]

“누구세요.”
낭랑하고 부드러운 음성이 줄무늬 홈을 타고 흘러나왔다. 분명 이 목소리는 시현이다.
요즘 그는 시현을 골리며 괴롭히는 재미가 솔솔 해서, 오늘도 휴가 오는 내내 행복했었다.
아! 집에 있었군!
“나.”
마음을 감추고 찬기가 서린 무뚝뚝한 목소리를 내며 기선을 제압하려 했다.
“누구,시죠?”
이러언~ 씨. 꼬맹이가 석준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자 괜히 기분이 나쁘다.
잘 나가던 남자 강석준을 감히 모르는 척 하다니…… 감당하지 못 할 만큼 인기가 넘쳤던 석준이 군대라는 곳엘 가더니 마음이 약해졌다. 저런 꼬맹이도 여자라고 자신을 모른 척하니 가슴 속에서 서운한 감정이 회색빛으로 물든다.
“니, 서방님.”
“……그런 분 안, 계십니다.”
하며 철컥. 인터폰의 버튼을 눌러 꺼 버리는 소리가 났다. 금새 안에서의 반응이 싸악 없어졌다.

이런, 이런, 씨이_! 저게 죽을 라고!

석준이 군대에서 이 더운 날 누구누구 높으신 분의 주체로 시작된 체육대회에서, 1소대 대표로 축구 경기에 나가 현격한 차이 나게 이긴 공로로 MVP에 뽑혔고, 이렇게 포상휴가를 받아서 나왔다. 하지만 몇 번의 휴가를 나오고 마냥 즐거움을 주었던 시현이가, 그가 아직 놀리려는 시도도 하지 못했는데 그를 개 무시하고 인터폰를 꺼버린 것이다.

그의 머리 뚜껑이 활짝 열리려고 한다.

한편 인터폰으로 윤기가 반지르르하게 까무잡잡해진 그의 얼굴을 보고서도 모른 척 덤덤한 목소리로 대꾸하고 났지만 지금 그녀의 가슴은 두 근 반 세 근 반으로 두근거린다.

조금만 더 그와 대화를 했다면 그녀의 가슴은 그 자리에서 튀어나오려고 심하게 튀어 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얼른 버튼을 눌러버렸다. 그리고 위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 가 아무런 기척을 내지 않고 숨어 있었다.

대문 밖에서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던 석준은 그의 신경을 마구잡이로 긁어대는 시현을 어떻게 죽일지…… 그는 이를 으드득하고 갈며 계속 초인종을 눌러대었다. 몇 분 동안 그렇게 서서 분노를 키우고 있었으나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을 내비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