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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든 심장이든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멈출 수 없어요. 잠시라도 멈추면 죽을 것처럼 아프거든요. 그래서 사랑하는 거예요. 심장이 멈추면 죽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왜냐는 바보 같은 질문 따위는 하지 말아요.”

이후가 세연에게 한걸음 더 바짝 다가와 세연의 두 손을 한손으로 잡아 제 가슴에 대었다.
“뭐, 뭐하는 거야?”
“지금 손으로 전해지는 내 마음, 안 느껴져요? 내 심장이 뭐라고 하는지 안 들려요? 이래도, 오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이후를 바라보고 있자니 세연은 제 스스로가 이후의 최면에 걸리는 듯 그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세연의 설마 하던 생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라고 부정하려 해도 이후의 눈빛에서 읽어낸 진심을 세연은 모른 채 할 수도 없었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한 얼굴로 이후를 바라보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도 될까. 나 너무 힘들고 아플 때마다 혼자 몰래 우는 것도 지쳤는데, 너여도 될까? 나, 너에게 기대도 괜찮은 걸까.’
복잡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세연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이후가 자신을 믿어달라는 듯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갯짓 하나가 세연에게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끼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