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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정가희.
공부도 잘하고 천사 같았던 그녀가 학창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었다.
그리고 부모님의 결혼을 반대하고 의절했던 친가에서도 그런 그녀를 모른척했다.
불행 중 다행이도 그녀의 이모 내외가 사랑으로 그녀를 키워주셨다.
“이모, 이모부를 부모라 생각하고 절대 울지 않고 무조건 행복하게 살게요.”
대학을 마치고 서진건설로 들어가 회장님의 비서로 일하던 중 발령이 났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
어두운 눈동자에 차가운 표정 그리고 그녀를 응시하는 사자 같은 남자 윤시후.
“그의 뒷모습까지도 너무나 차갑다. 아니 너무나 무섭다.”
그런 그녀에게 그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무섭던 마음이 옅어지며 그의 뒷모습이 신경 쓰인다.
그녀도 모르게 마음속에 그가 자리를 잡는다. 이제 저는 어쩌면 좋죠?
나 혼자의 감정이라도 당신을 내 마음속에 담아도 되나요?
“이젠 당신의 뒷모습까지도 너무나 그립습니다. 아니, 한없이 보고 싶습니다.”

그 남자 윤시후.

항상 맑고 밝았던 어린 그에게 친모가 나타났다. 그리고 죽었다. 그의 굴레.
차가워진 그에게 키워준 어머니를 닮은 그의 약혼녀 이수연.
그러나 그건 그만의 착각이었다. 그리고 파혼 후 견딜 수 없어 한국을 떠났다.
“사랑은 없다, 세상엔 천사도 없다. 그리고 나에겐 가족이외에 여자도 없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온 한국, 어색해진 가족들, 그러나 사랑하는 어머니.
본사로 들어와 다시 후계자의 길을 가려는데 그의 트라우마인 여비서가 있었다.
큰 눈망울을 하고 그에게 무언가 요구하는 눈빛이 그를 신경 쓰이게 한다.
그의 과거에 상처를 잊으려면 눈앞에서 치워야만 했다.
“정가희 씨, 눈물은 다른 남자 앞에서 흘리십시오. 당신은 오늘부로 해고입니다.”
그런 그에게 그녀가 자꾸 눈에 밟힌다. 그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고 지배한다.
그리고는 그녀의 향기에 취하게 되고 잠도 못자고 미쳐간다. 당신이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잘 들어……. 나 너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