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거거익심(去去益甚)], [애급옥오(愛及屋烏)] 2종 합본
결혼을 인생의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세상이 지긋지긋한 여자 박지수.
회수 가능성이 없는 결혼 축의금이 눈물나게 아깝고, 결혼했다고 휴가를 주는 이 더러운 세상이 짜증난다.
결혼이 무슨 벼슬이냐고!
결혼의 가치를 부정하고, 영원을 약속하는 결혼의 서약을 못 믿고, 남자라는 동물에 대해 불신하는 지수는
친구 정원의 두 번째 결혼식에서 딱 봐도 바람둥이인 윤유호라는 남자를 만난다.
"시간 있으면 시간 있으면 섹스나 하죠. 원 나이트 어때요?"
"지금 제 가방 속에 말이에요. 그쪽처럼 제 앞에 알짱거리고 껄떡거리면서 성희롱 일삼는 남자들한테서 잘라낸 물건들이 열한 개 있거든요. 성희롱 최고 벌금이 삼천만원이니까……. 인심 팍 쓸게요. 딱 천만 원어치만 자를게요."
몇 개월 후, 저주받은 11월.
또 다른 친구 현경 결혼식에서 윤유호를 다시 만난 지수.
윤유호와 조금 투덕거리는 현장을 들킨 지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 나이 조금 먹었다는 이유로 '똥차 하나 가는군'이라는 취급을 당하자 분노에 몸을 떤다.
친구 현경의 집들이에서
사람들에게 등이 떠밀려 결국 윤유호와 한 차를 타게 된 지수.
능글능글한 윤유호는 지수가 잠깐 조는 사이 대천 해수욕장으로 차를 몰고,
결국 지수는 졸지에 윤유호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못마땅했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윤유호와 자신이 많은 공통점을 가진 것을 깨닫게 된 지수.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강권하는 사회에 대해 불만으로 가득한 윤유호에 대해 동지애가 싹튼다.
그때 윤유호가 지수에게 결혼을 '제안'한다.
쌍칠년도 쌍팔년도의 촌스러운 계약결혼이 아니다.
집안의 위기에 맞물려 남자에게 몸 팔고 마음 팔고 애 낳아야 해결이 되는 눅눅한 계약결혼이 아니다.
동등한 위치와 입장에서 각자의 목적에 충실한, 참신하고 세련된 계약결혼이다.
지수에게는 축의금과 결혼휴가와 '결혼했다'는 벼슬아닌 벼슬을 안겨주고
윤유호 자신 역시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주변사람들에게 '결혼했다'는 과시를 할 수 있는 그런 결혼이다.
심사숙고 끝에 지수는 윤유호의 제안에 응한다.
두 사람의 계약결혼은 지난한 서류와의 싸움과 계약문구 조율 끝에 한 걸음씩 현실로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새 너무나 닮은 서로에게 빠져버린 지수와 윤유호는
결혼과 결혼하는 사회, 그리고 결혼을 앞둔 자신들 앞에서 심각한 자기와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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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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