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괜찮아진 것 같으니까 돌아갈 거야.”
그녀는 그의 손목을 내리치며 입을 다물었다.
‘……!’
하지만 또다시 멈추고 말았다. 손목을 잡는 것으론 어림없다고 여긴 그가 이번엔 재영의 허리에 팔을 둘러 버렸기 때문이다.
“안 돼. 못 가.”
지호는 절대로 놓아줄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며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감쌌다. 재영은 그의 온기가 제게 전해지는 것을 느끼며 인상을 썼다.
“류지호.”
“네가 가면 이 병은 계속 안 나을 거다.”
싸늘한 목소리를 내뱉자 지호가 서둘러 말했다. 쿵쿵거리는 심장이 귀를 멍멍하게 만들었다. 재영은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리고 이거 놓지 못해?”
“싫어.”
“류지호!”
“못 놓겠어.”
그의 팔에 더욱 강한 힘이 들어간다. 재영은 그의 몸이 떨린다고 생각했다. 지호는 굳어 버린 재영을 끌어안은 채로 중얼거렸다.
“지금 너를 보내면…… 다신 네 얼굴을 보지 못할 것 같아.”
숨을 토해내듯 말하는 그의 말에 재영은 움직일 수 없었다. 지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가지 마.”
목구멍이 막혀 왔다. 재영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제발…… 가지 마라, 재영아.”
마력과 같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싶을 정도였다. 재영은 윗니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내 눈앞에서 또…… 너를 놓칠 순 없어. 내겐 네가 필요해, 재영아.”
결국 흘려선 안 된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애절한 목소리에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재영은 그녀를 잡고 있는 그의 팔을 내려다보며 몸을 들썩였다.
“약혼녀도 있으면서 대체 왜…….”
지호는 울음 섞인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내 약혼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직 너밖에 없었어. 오히려 늦은 감이 있었지. 진작 정리했어야 했는데……. 후우. 어쨌든 정수연과의 약혼은 올리지 않겠다고 어머니께 이미 말씀드렸어.”
……뭐?
재영은 생각지도 못했던 지호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제 등을 바라보고 있던 지호의 검은 눈과 마주친다. 어머니라니? 재영이 놀란 얼굴로 그를 향해 묻자 지호는 그제야 팔의 힘을 풀며 재영을 놓아주었다. 재영은 지호를 향해 몸을 움직이곤 그를 바라봤다. 지호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입술을 움직였다.
“그러니까 너만 내게 돌아오면 돼.”
첼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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