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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동조차 없이 바닥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제인의 손에서 병을 빼앗았다.
“입 다물자고 했지!”
제인의 턱을 움켜쥔 그는 그렁그렁 눈물이 고인 눈을 들여다보며 뇌까리듯 말했다.
“죽고 싶었어…… 근데 살고 싶었어……. 여섯 달을 주겠대.”
“누가? 뭘?”
감정이 격해진 남근이 다그치듯 물었다.
“결혼하기 전에 마음껏 놀아 보래. 누굴 만나든, 어떤 남자들을 만나든…….”
“미안하다.”
붉어진 눈을 질끈 감은 남근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한쪽으로 고개가 돌아간 제인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으스러져라 세게 끌어안으며 남근이 말했다.
“울어…… 참지 말고 터뜨려!”
그의 품에 안긴 채 몸을 옹송그린 제인은 울음을 터뜨렸다.
싸움을 하고 돌아와도, 누군가에게 맞고 돌아와도, 고아(孤兒)는 울지 못한다고 했던가……. 위로해 줄 이가 없다는 걸 알기에, 그 울음을 다독여 줄 이가 없다는 걸 알기에.
제인을 품에 안은 그는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굳게 감은 두 눈에서 시작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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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듯했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책상 모서리에 걸터앉은 그의 시선이 닿은 곳. 제인은 입술을 달싹였다. 여전히 그녀의 시선은 남근의 눈동자에 고정돼 있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의 숨결을 느끼며 제인은 마침내 눈을 감았다. 입술에 닿은 숨결은 지독할 정도로 달콤했다. 취할 것 같은 달콤한 감각 사이로 조금씩 그의 입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남근의 손은 그녀의 두 어깨를 잡고 있었고, 제인의 손은 그의 두 팔을 잡고 있었다.
부드럽게 입술로 입술을 포개던 그가 속삭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입술이 왜 이렇게 달아?”
긴장이 풀린 제인의 입가에 미소가 깃들었다.
“…….”
“바보, 답은 다섯 글자잖아.”
하나로 묶고 있는 제인의 뒷머리를 조심스럽게 잡은 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숙인 채 도톰한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